느낌, 우리 아이와 같은 장애를 가진 성인발달장애인

#28

by 복지학개론

흔히 '어른'이라는 존재는 성장하는 아동들과 청소년들의 모델이 될 수 있는 존재이다.

연령별로 구분하여 인간의 생애주기를 설명하며 '이 나이 때는 이런 행동', '이 나이 때는 저런 행동'이라고 단정 지을 필요는 없다.

인간은 자신의 삶 속에서 겪었고 느꼈던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하게 되어 있다.

그런 성장은 모두 똑같은 것이 아닌, 각기 다른 삶의 방식으로 훈련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아이와 비슷한 사람들을 만났을 때, 우리 아이가 훗날 성인이 된다면 이런 모습으로 살고 있겠구나 하고 단정 아닌 단정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

발달장애인이 성장기가 끝나고 성체가 되었을 때, 장애 특성에 맞는 행동과 생활관을 가지게 되며 비장애인들 눈에는 '차별 중심적인 모습'으로 보이게 될 것이다.

오늘 나는, 갑자기가 성인이 되었을 때의 모습을 상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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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인데... 12년 후에는..."




나는 장애인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현장에서는 15년이라는 경력이 쌓였고 15년이란 시간 속에서 경험한 일들에 대해 이해되는 부분과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공부하고 싶었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장애인들의 크고 작은 행동에 대해 학문은 뭐라고 말하고 있을지 무척 궁금했다.

개인적 욕심으로 주경야독 속에서 대학원도 졸업하고 사회복지학에 대해 현재 박사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수많은 선행연구를 확인할 수 있는 논문과 연구보고서를 읽으며 장애인들의 행동에 어떠한 이유가 있는 건지 알아본다.

가방끈을 길게 매었더니, 지역사회 복지 관련 시설 및 단체에서 일명 '감투'라는 것을 자꾸 씌워준다.

복지현장 경력 15년에, 사회복지학 박사과정 중이며 사회복지와 관련된 교재도 여러 편 출간하고 복지분야에 대한 특정 연구보고서도 다수 제출했다.

이런 부분만 보면 나는 복지기관과 교육기관에 상당한 '매리트'가 있는 사람이지 않는가.

가장 자신 있는 이력사항은 당당하게 2년 2개월의 군생활을 현역으로 만기 전역한 '육군 예비역 병장'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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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똥 칼라파워~!"



오늘 내가 사는 지역에 소재한 한 '장애인단기보호시설'에 인권점검 회의에 다녀왔다.

내가 일하고 있는 장애인주간보호시설과 회의를 다녀온 장애인단기보호시설은 다른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기본 상식으로 장애인주간보호시설과 장애인단기보호시설의 차이를 설명해보면...

장애인주간보호시설은 '장애인의 보호자가 주간시간 보호가 불가능할 시, 위탁을 받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점심을 제공하며 장애인들에게 일상생활적응훈련을 제공하는 곳'이다.

우리는 이런 시설을 '이용시설(장애인지역사회재활시설)'이라고 한다.

주말과 공휴일은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비장애인들이 다니는 학원 같은 곳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장애인단기보호시설은 '가정 내 보호가 어려운 장애인에게 일정기간의 숙식제공과 사회적응훈련 및 재활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곳'으로 장애인을 24시간 보호하는 곳이다.

우리는 이런 시설을 '생활시설(장애인거주시설)'이라고 한다.




2018년부터 나는 단기보호시설의 인권지킴이단 활동을 의뢰받았는데, 거절할 수 없는 상황적 요인으로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

인권지킴이단은 장애인의 인권이 시설 내에서 보호받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만일 그렇지 않을 경우 사법당국에 고발도 할 수 있는 조직체다.

명예스럽게도 그 시설의 인권지킴이단 단장을 맡고 있기에 회의에 필히 참석해야 했다.

우리 시설에도 발달장애인이 대부분이지만 이용시설을 이용하는 발달장애인과 생활시설을 이용하는 발달장애인은 분명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먼저 주간보호시설을 이용하는 발달장애인은 각 개인의 가정에서 등원을 하기 때문에 보호자의 관심으로 일반 가정의 자녀들 같은 느낌이다.

반면 단기보호시설을 이용하는 발달장애인은 시설이 곧 자신들의 생활권이기 때문에 시설 종사자의 관심으로 일반 가정의 자녀들과는 다른 느낌을 받는다.

이렇게 말하면 마치 단기보호시설의 발달장애인은 주간보호시설을 이용하는 발달장애인보다 후질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것 같은데 절대 그런 뜻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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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보면 다 비슷비슷..."



두 시설을 각각 이용하는 발달장애인들의 대표적인 차이는 '일상생활의 행동'이 가장 큰 차이로 느껴진다.

대부분 30살이 넘은 발달장애인들로, 대화가 가능한 분도 계시고 듣기는 하나 말하는 부분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들이다.

하지만 행동 하나는 정말 의젓한 분들도 계신다(물론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다).

장애인복지시설에서 장애인이 처음 입소를 하게 되면 며칠간 장애인이 시설에서 잘 적응을 하고 있는지, 불편한 부분은 없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주의 깊게 관찰을 하는데 그때 기대하는 여러 요소 중 나름 기대(?)를 하는 것이 '착석'이다.

착석이 잘 되지 않는 장애인 특히, 발달장애인은 프로그램을 진행해도 비협조적이며 시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다.

착석 능력이 부족한 발달장애인이 입소하게 되면 가장 처음 시작하는 훈련이 바로 '착석 훈련'이다.

이 착석 훈련을 진행하는 방법은 시설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의자에 앉히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한다.

의자에 앉는다는 뜻은 상대방의 말에 경청하겠다는 첫 단계이며, 집단 사회를 이루고 사는 일상의 삶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단기보호시설을 이용하는 발달장애인은 가족이라는 보호자 없이 스스로 생활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주간보호시설을 이용하는 발달장애인보다 착석을 잘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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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 주셔서 감사해요..."



인권지킴이단 회의를 진행하며 발달장애인들과 인터뷰(상담)를 통해 평소 불편한 사항과 학대를 의심케 하는 시설 종사자들의 행동은 없는지 묻자 모두 그런 일은 없다고 말한다.

겉모습을 살펴봐도 특별히 구타와 같은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텔레비전이나 영화를 통해 못된 사회복지사가 많다는 시민들의 우려는 잠식되어야 할 것이다.

어느 분야든 복지시설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는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한다.

단, 미꾸라지 몇 마리가 물을 흐리고 있을 뿐이다.

성인발달장애인들을 만나고 내가 근무하는 시설로 돌아오는 자동차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이런 생각을 가져본다.

"우리 갑자기가 성인이 되면 과연 어떤 모습일까? 저들처럼 자립하기 위해 노력하는 장애인일까, 아니면 부질없는 부모에게만 의존하고 있는 철없는 장애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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