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의 난'을 예방할 장애 형제의 애정고백

#31

by 복지학개론

1398년 당시 조선은 친형제와 이복형제간의 피 터지는 사투로 조선의 대권을 잡을 수 있는 세자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왕자들 간의 난(亂)이 발생하게 된다.

이른바 '왕자의 난' 또는 방원의 난이라고도 불리는 정변은 이성계 셋째 아들의 승리로 기록되었다.

서열이라는 것은 한 조직 내에서 매우 중요한 순서를 말하며, 국가에 빗대면 국정을 차지하기 위한 승계 순서를 뜻한다.

출생과 자격, 힘(내부적 또는 외부적)에 따라 줄 세우기를 하는 것인데, 국정 서열이 아닌 가정에서의 서열 역시 매우 중요하다.



"고작 1살 많은 주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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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아, 형에게 복종해라."



부모는 자녀에게 '너는 맏이로 태어났기 때문에' 그리고 '너는 둘째로 태어났기 때문에'라는 말로 서열에 맞는 책임감을 심어주곤 한다.

꼭 그럴 필요는 없지만 가부장적인 문화를 지닌 우리나라의 풍습상, 자녀의 서열은 부모의 기대치를 반영하는 의무적 행동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가풍을 잇기 위한 서열 말고도 '형제간의 규칙, 성장에 필요한 정서와 규칙, 차별적 성장을 위한 교육철학 등'으로 서열을 익히게 해주는 것이 좋을 때가 있다.

형을 형이라 부르고 동생을 동생이라고 부르게 해주는 것, 왕자의 난을 예방시킬 것이다.

그 요소중에 사랑표현은 형제들의 감정을 자극해서 마치 '난'을 일으킬 수 있는 사건을 만들기도 하는데...






어느 날인가 우리 집 서열에 대해 궁금해진 날이 있었다.

난 가장이고 아내가 있으며, 아들 둘을 낳아 가정을 이루었기 때문에 아마도 서열상 가장 위에 있을 것이란...

그때, 누군가 내 머리카락을 잡더니 잡아당기더라.

"아빠, 아빠! 비켜!"

자신이 가지고 놀 장난감을 내가 깔고 앉아 있다며 비키라고 말하는 갑자기다.

"응... 미... 미안."

"우아아~~"

내가 서열상 가장 위에 있을 것이란 생각은 잘 못 된 것 같고...

고개를 돌려 클래이를 만지고 있는 큰 아들을 쳐다보며 이런 생각을 해본다.

그래, 큰 아들은 나를 우리 집에서 가장 높은 서열의 어른으로 인지하고 있겠지. 나에게 함부로 하지 않고 굉장히 존경하고 존중하며...

클래이를 만지고 놀던 큰 아들이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더니 이렇게 명령(?)하더라.

"아빠, 나 손에 더러워서 그러는데 저 앞에 있는 통 좀 가지고와."

"응...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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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부름이라도 잘해야 내 노후에..."



특별한 항변도 못하고 아들이 시킨 심부름을 하고 있자, 내 옆으로 집사람이 지나가며 말한다.

"오빠~"

언제부터인가 집사람이 날 부르는 호칭인 '오빠'라는 단어를 들으면 덜컥 겁부터 난다.

"오빠, 이거 버려야 하고..."

"오빠, 저건 언제 할 수 있어?"

"오빠, 그건 했어?"

"오빠, 오빠, 오빠, 오빠, 오빠..."

"......"

나는 우리 집 서열에서 가장 바닥일 것이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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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죄는 몸이 한 개라는 것."



괜찮다. 이런 일쯤, 남편이고 아빠라면 당연히 하는 일이지 않은가.

또 다른 문제(나만 그렇다는 것이다)는 두 아들에게 표현하는 우리 부부의 애정에서 발생한다.

가끔(?) 아이들이 자기들과 놀아달라며, 우리 부부 사이의 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올 때가 있다.

특히 큰 아이가 이런 행동을 자주 보이는데, 벌써 9살이나 되었는데도 어리광을 부리는 모습이 밉지는 않다.

"아빠는 우리 아들이 세상에 제일 예뻐!"

"진짜?"

"그럼, 아빠가 우리 아들한테 얼마나 큰 기대를 가지고 있는데."

"나도 아빠 사랑해."

우리 집은 사랑한다는 표현을 자주 하는 편이다.

내가 성장할 때만 해도 사랑한다는 표현은 드라마 속에서만 들을 수 있는 말이었던 것 같은데,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는 나로서 사랑한다는 표현이 자녀에게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는지 잘 알기 때문에 거침없이 표현하는 편이다.

그러면 그 얘기가 끝날 때쯤, 또 한 명의 아들이 쪼르륵 쫓아와 나와 큰 아들 사이를 해 집고 들어온다.

"아빠!"

갑자기는 우리의 사이가 질투 났던 모양이다.

내 얼굴을 두 손으로 부여잡고 자기 얼굴을 향하게 하며 큰 아이에게 시선을 주지 못하게 한다.

"아빠, 아빠!"

오직 자신만 바라보라는 듯한 행동과 내 입술을 더듬는다.

뭔가 말해 달라는 신호다.

"응, 아빠는 형이랑 갑자기를 세상에서 가장 사랑해!"

내 말이 끝나면 팔뚝을 사정없이 꼬집는다.

자기가 생각했던 말이 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일까.

"아야, 아파. 알았어, 알았다고."

"아빠!"

자신이 원하는 그 말을 기어코 내 입 밖으로 끄집어내는 갑자기.

"아빠는 갑자기만 세상에서 가장 사랑해!"

내 말을 들은 갑자기는 몸을 흔들기 시작하며 무척이나 좋아한다.

나의 사랑을 오직 자신만 받겠다는 욕심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우리 아들 둘을 모두 사랑하는 입장이기에 선의의 거짓말을 해야 했다.

우리의 대화를 지켜보던 큰 아이가 묻는다.

"그럼 나는?"

혼돈의 카오스처럼 밀려오는 이 분위기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내 품에서 덩실덩실 춤을 추는 갑자기가 모르게 큰 아이에게 윙크를 해주며 속삭인다.

"이건 비밀이데, 사실 아빠는 세상에서 너희 둘을 가장 사랑해."

애정표현이 만든 아이들의 질투심, 이게 바로 우리 집에서 발생할지 모를 '왕자의 난'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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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흰 모두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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