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선수로 키워보고 싶은 나의 '욕심' 그리고 현실

#39

by 복지학개론

우리나라에서 태어나는 모든 아기는 일정 연령이 될 때까지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다.

이 제도의 이름은 '영유아 건강검진'이며, 영유아 검진은 생후 4개 월부터 만 6세(71개월)까지 무료로 제공된다.

총 8차의 검진시기에 연령별 진단과 교육을 통해 아기의 생체 발육 상태를 점검할 수 있으며, 성장에 필요한 발달사항의 지연 또는 의심증상이 있을 때 발달검사도 받을 수 있고 이 또한 무료이다.

영유아 건강검진은 신체발달과 인지, 언어, 사회성 등이 정상적으로 성장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으며 또래 아기들의 평균에 비해 얼마큼 성장이 되고 있는지를 검사하고 백분위로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백분위로 결과를 받을 때 1에 가까울수록 또래 아기들보다 작은 것이고 100에 가까울수록 크다는 거다.

갑자기는 8차까지의 모든 검사 결과가 늘 100이었다.

선천적으로 발육 자체는 타고난 녀석이었고, 그런 우수한 신체능력을 섞이는 건 실수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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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가 돌덩이 같아."






우리나라 장애인 중 스타 체육인이 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2005년 세계장애인선수권대회에서 배영 200m에 출전해 금메달을 딴 김진호 씨와 2008년 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해 육상 세계신기록을 수립한 금메달리스트 홍석만 씨 등 걸출한 장애인 스타들이 있다.

갑자기도 체육을 통해 목표를 정하고 노력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지 않을까란 기대로 체육인을 만들기 위한 나만의 아주 작은 노력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아이가 뭘 좋아하는지 몰라, 일단 이것저것 테스트를 해봤다.

평소 축구보다 좋아한 나에게 가장 끌렸던 종목은 야구다.

아이가 소질이 있고 우리 부부가 독하게 마음만 먹는다면 장애인 야구팀에서 얼마든지 선수생활을 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가졌다.

"자, 이 공 잡아봐."

소싯적 나도 사회인 야구를 약 7년 조금 넘게 했기 때문에 기본기는 있었고 집에 공인구까지 있던 차였다.

갑자기에게 살짝 야구 공인구를 던지며 잡아 보라고 했다.

"휙~"

"퍽!"

"아파, 아파!"

"......"

딱딱한 야구공을 손이 아닌 얼굴로 받는 녀석... 다시 한번 해보자며 간신히 꼬셔 이번에는 위에서 떨어지는 공을 고무 배트로 쳐보라고 했다.

"잘 보고 이거 쳐봐. 알겠지?"

"휙~"

"부우우웅~~~"

"......"

프로 골퍼가 드라이브샷을 날리듯... 헛스윙도 이런 헛스윙이 없다.

내 욕심이었지만 야구는 포기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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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공을 얼굴로..."



다음으로 무슨 종목을 시켜봐야 하나 고민하던 중, 수영 금메달리스트 김진호 선수가 떠올랐다.

김진호 선수에 대한 기사를 읽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의 어머니는 김진호 선수가 평소 물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5살 때부터 수영을 시켰단다.

엄청난 노력과 연습으로 끝내 인간승리를 만들어 낸 김진호 선수의 어머니처럼 나도 수영 종목으로 방향을 틀어본다.

다행스러웠던 건 갑자기는 물을 참 좋아한다.

예전에 바닷가로 놀러를 갔었는데 물이 턱까지 찰랑찰랑 차오르는 곳까지 겁 없이 걸어가서 소금물을 먹으며 방실방실 웃고 있더라.

물 밖으로도 잘 나오지 않으려 고집을 부리던 녀석이라 내가 해병대를 보내야 하나 보다고 농담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 바로 수영이다!

우리 집 근처에서 차로 약 15분 정도 달리면 작은 냇가가 나온다.

가장 깊은 곳이 7~8살 정도 아이들 무릎 근처다.

"자, 여기서 잠수 한 번 해보자."

물의 공포가 없다고 확신했고 잠수를 하자는 뜻을 설명하기 위해 나와 큰 아이가 시범까지 보여줬다.

"봤지? 이렇게 하는 거야. 누가 더 오래 잠수하는지 시합하는 거야."

대충 이해가 되었다고 생각해서 우리 셋은 동시에 잠수를 시작했다.

나는 고개를 들어 살짝 아이들이 잘하고 있는지 감시를 했는데...

"우아아아~~~"

"......"

갑자기는 잠수는커녕, 물장구만 치고 있다.

수영이라는 것을 배우기에는 아직 너무 어린 나이일까.

내 욕심이었지만 수영도 포기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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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장구는 수영이 아니야."



좌절감을 느끼기 전 또 한 명의 금메달리스트가 있었다.

바로 육상 금메달리스트 홍석만 씨다.

그분처럼 달리기를 시켜서 생활체육의 스타로 키운다면 좋겠다는 마지막 희망의 끈을 잡아본다.

갑자기의 달리기 실력을 알아보기 위해 운동장으로 향해야 했지만 일부러 가지 않아도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부모님을 모시고 식사를 하게 된 날, 사정이 있어 부모님 집에서 함께 살고 있는 사촌 조카 두 명도 동행하게 된 날이다.

큰 아이와 갑자기, 사촌 조카 두 명이 모이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내가 아이들에게 제의를 했다.

"너희들 중 여기서 저기까지 갔다가 나무 찍고 다시 이곳으로 먼저 돌아온 사람에게 이따가 간식을 사줄게."

"삼촌 진짜?!"

"아빠 진짜지?!"

"응. 1등만 간식을 먹을 수 있어."

그렇게 성사된 달리기 시합에 나는 큰 아이와 조카 두 명에게 기대감을 가진 게 아니라 오로지 갑자기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준비, 시작!"

"와다다다~~~"

아이들이 나의 신호에 맞춰 네 명 모두 달리기 시작한다.

약 30m 정도 되는 거리인데 처음에 갑자기가 먼저 치고 나가는 모습이다.

"좋아! 가능성이 있..."

가능성이 있다고 느껴지는 순간, 갑자기의 달리기 속도가 달린 다기 보다 빠른 걸음으로 걷는 것처럼 보였다.

초등학교 5학년과 3학년 사촌 누나들이 갑자기를 역전했고 곧 큰 아이도 갑자기를 따돌렸다.

꼴찌로 걷던(?) 갑자기가 흥미가 떨어졌는지, 반대로 돌아 출발지점으로 경보를 시작했다.

"아니, 반대로 가야지. 왜 이리로 와!"

"우아아아~~~"

"......"

내 욕심이었지만 육상마저 포기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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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보를... 시켰어야 하나?"



스포츠 스타들의 부모님들이 얼마나 피 땀 흘리는 노력과 인내를 했을지... 왜 이해가 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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