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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적행동’이라는 용어는 원래 영미권에서 처음 사용했던 용어이다.
그렇다면 영미권에서도 이용인이 서비스 제공자의 권위에 대항하고 맞서는 행동을 한다는 뜻으로 이용인의 문제행동, 위험한 행동, 위협적 행동에 대해 도전적 행동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일까?
영미권에서 ‘도전’의 의미는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는 것, 그리고 게임이나 논쟁 등에 참여하거나 경쟁하도록 초대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우리말에서의 도전은 무언가에 맞서 대항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영미권에서 도전은 무언가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 에 결과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이용인의 도전적 행동에 대해 서비스 제공자가 이를 적절히 지원하기 위해서는 정신적, 신체적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이는 결과적으로 서비스 제공자의 능력과 결정을 시험하고 뛰어넘는 것도 감수해야 하는 ‘어려운 일(difficult job)’로 설명할 수 있다.
영미권에서 그간 문제행동, 위험한 행동, 위협적 행동 등으로 불려 왔던 이용인의 행 동을 ‘도전적 행동’이라고 명명한 것은 이러한 행동들이 서비스 제공자가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해결될 수 있는 행동이라는 의미를 용어 자체에 담은 것으로 볼 수 있다(서울시장애인권익옹호기관 발달장애인도전적행동지원가이드 中).

"도전이라는 의미의 차이"
어딘지 모를 대로변이었다.
아스팔트의 뜨거운 열기가 신기루를 만들어내고 있는 대로변이었고 높고 높은 빌딩 숲 사이 사거리였다.
본 적이 없는 그렇게 큰 대로변에 나와 큰 아이, 갑자기만 덩그러니 서 있었다.
길을 건너기 위해 건널목에 서 있던 우리는 갑자기의 느닷없는 웃음과 장난기 서린 큰 아이의 터치로부터 시작되었다.
"흐엉~(형)"
갑자기가 지 형의 팔을 툭 치고는 잡히지 않으려고 분주히 몸을 움직였다.
큰 아이는 장난을 치는 것이라 인지한 듯, 동생 갑자기를 잡기 위해 뛰기 시작했다.
대로변에 차가 한 대도 없었지만 그래도 그런 행동은 위험했기 때문에 나는 제재를 하려 아이들에게 다가갔고 갑자기는 그런 내 모습을 보며 더 크게 웃기 시작했다.
"뛰지 마! 위험해~"
나의 경고에 갑자기는 의기 소심해 진 모습이었고 다시 장난을 칠 기회를 엿보는 눈치였다.
다시 장난이 시작될 때쯤 나의 제재는 시작되었고 갑자기는 그런 내 행동에 불만을 느낀 모습이었다.
"흐엉~ 툭!"
지 형의 가슴을 다시 툭 치며 장난을 시작했고 또다시 뛰기 시작한 갑자기였다.
"하지 말라고 했잖아!"
나의 경고를 무시하며 나도 큰 아이처럼 자신을 잡기 위해 다가온다고 생각했던 것이었을까.
몸을 휙돌려 인도를 벗어나 대로변으로 뛰기 시작한 갑자기였다.
"안 돼! 위험해!"
제재할 세도 없이 갑자기는 대로변 한가운데로 뛰어나갔고, 순간 나의 생각으로 반대편에서 차가 올 것을 예측하며 갑자기에게 달려갔다.
"부우우웅~!"
때마침 반대편에서 오토바이 한 대가 힘차게 달려오는데...
달려오던 오토바이와 갑자기의 거리가 좁혀지기 시작하더니, 자신의 뒤편에서 오토바이가 빠르게 다가오는 줄 모르던 갑자기는 어정쩡한 자세로 해맑게 웃으며 나를 바라본다.
그 순간...
"끼이이익!"
"쾅!"
.
.
.
"벌떡!"
꿈이었다. 아주 끔찍한 꿈... 소름이 돋을 만큼 잔인한 악몽과 같은 꿈.

"이런 재수 없는 꿈을..."
째깍째깍 시계 소리만이 내 귀에 울리던 그 새벽녘, 내 주변에 누워 있는 애들을 바라본다.
큰 아이의 쌔근쌔근 숨소리를 들으며 잠든 아이 이마에 뽀뽀를 해준다.
고개를 돌려 작은 녀석 갑자기를 바라본다.
큰 대(大) 자로 두 팔과 두 다리를 활짝 펼친 채 곤히 잠든 녀석을 보니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휴..."
악몽을 꾼 다음 느껴지는 감정은 대부분 이렇지 않을까.
누구는 꿈이 미래의 상황을 미리 보여주는 예지몽이라 말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꿈은 현실과 반대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상황과 판단에 따라 꿈은 달리 해석되겠지만 지난 꿈속의 상황은 정말이지 최악의 상황과도 같았다.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꿈속의 상황이 현실에서도 일어날 뻔 한 순간이 몇 번 있었던 것 같다.
주변의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발달장애인 갑자기는 자동차가 달려오는 차도로 서슴없이 뛰어든 적이 있었다.

"빨간불 안 돼요! 노란불 안 돼요!"
그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갑자기의 팔뚝과 팔목을 꽉 잡은 채 꾸짖곤 했지만 갑자기의 돌발행동은 좀처럼 예상할 수 없는 상황들이 많았다.
근래 학계에서는 발달장애인의 이런 돌발행동을 순화한 표현으로 '도전적행동'이라고 부른다.
발달장애인이 도전적행동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개인의 욕구가 환경 안에서 충족되지 않을 경우, 발달장애인은 도전적 행동이라는 형태로 그의 의사를 표현할 가능성이 커진다(Royal College of Psychiatrists 외, 2007)'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갑자기는 코로나19로 인한 실내생활이 늘어나고 집 안에서 제재당할(?) 일들이 많아짐에 따라 자심의 감정 표현과 욕구 표현에 상당한 제약이 생기고 있기 때문에 도전적행동의 빈도가 많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장애인복지시설을 운영하는 나에게 특히, 발달장애인을 보호하고 있는 나에게 도전적행동은 흔하디 흔한 일상이지만 나의 아들이 도전적행동을 보일 때 참으로 당혹스럽기만 하다.
꿈이라 다행이지만 현실에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갑자기에 대한 케어는 좀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잠든 갑자기에게 입맞춤을 하며 머리를 쓰다듬어본다.
"녀석..."
내가 한번, 두 번... 세 번 머리를 쓰다듬자 자신의 단꿈을 방해하는 방해꾼이라 느꼈을까.
"퍽!"
"윽..."
그 두꺼운 허벅지를 움직여 내 옆구리를 가격한다.
범접할 수 없는 강한 놈이다...

"아파... 많이 아파..."
혹시, 내 꿈에 나타난 갑자기는 자신이 원하고 바라는 욕구를 어필하기 위해 나타난 것은 아니었을까.
자기도 마음껏 뛰어놀고 하고 싶은 것 마음대로 하고 싶어 한다는 말을 내 꿈에서 전하고 싶어서는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