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박 육아를 준비하고 있다

#44

by 복지학개론



코로나19로 인하여 일상생활이 멈춰버린 듯, 사람들은 자유를 갈망하며 경거망동(?)한 모습들을 자주 보이곤 한다.

4단계가 발령된 요즘, 사람들은 국가의 통제상황에 답답함을 토로한다.

비장애인들은 그나마 괜찮은 것 같다.

"답답해서 저녁에 맥주 한잔 마시려고 나왔다."

"수도권에 집중된 코로나19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방으로 휴가를 다녀올 생각이다."

"난 내 마음대로 한다. 코로나 감염되면 국가가 치료해 줄 것 아니냐. 죽는 사람 못 봤다."

등등의 나름의 이유로 통제상황을 비웃고 있다.

정말 큰 문제는 우리 집에서 일어나고 있다.

내가 아침에 출근을 하고 난 뒤, 하루 종일 애들을 봐야 하는 사람은 집사람뿐이다.

조심성이 많은 집사람은 근래(1년이 다 됨) 자의적으로 집 밖으로 나서질 않는다.

매사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만 하루하루 매일 같이 집에서 애들과 씨름만 하느라 그녀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을 것이다.

큰 아이는 다니던 태권도장까지 임시적으로 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둘째 갑자기 역시 답답할 집안에만 콕 처박혀있는 상황.

어제 퇴근 시간이 다 되었을 무렵. 큰 아들에게 전화 한 통이 왔다.

"아빠, 엄마가 언제 오냐고 물어보래."

"지금 가려고 하는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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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빨리~"



집사람이 내가 정말 많이 보고 싶어서였을까. 아닐 것이란 직감이 느껴지는 질문에 혹시 하는 마음으로 그 이유를 물었다.

"갑자기 때문에 엄마가 지금 폭발 직전이래."

"그... 그렇구나... 서둘러 간다고 말해줘."

아직 마치지 못한 잔업들을 팽개치고 곧장 집으로 달려가야 했다.

현관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서자 세상 이런 난장판이 또 있을까.

거실에 넓게 늘어진 장난감과 소파에 앉아 있는 집사람의 뒤편에서 울고불고 짜증만 내는 갑자기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집사람의 표정은 이미 한계를 넘어선 모습이었다.

"우아아앙~"

무슨 이유에서인지 화가 난 듯한 모습의 갑자기는 집사람을 마구 때리며 떼를 쓰는 가운데 큰 아이는 엄마 옆에 바짝 붙어 몸을 피하고 있다.

"왜? 왜 그래?"

"......"

나의 물음에 돌아오지 않는 집사람의 대답.

생각해보니 코로나19 때문에 치료실 조차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집에만 있었던 갑자기의 감정도 폭발한 것으로 보였다.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했다.

"나가자, 아빠랑 동네 한 바퀴 돌고 오자!"

저녁 7시가 다 된 시간, 나와 큰 아들, 갑자기는 동네로 향한다.

물론 이것은 집사람에게 아주 잠시나마 쉴 수 있는 시간 텀이 되겠지만 그보다 아이들의 답답함을 달래줄 대안으로 구안된 나의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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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좀 쉬게 해 줘!"



이사 온 지 6년이 넘었지만 단 한 번도 돌아보지 않은 우리가 사는 아파트 단지를 한 바퀴 돌아보며 곳곳에 설치된 놀이터에서 갑자기의 감정을 절제시킬 수 있도록 놀아주었다.

큰 아이도 오랜만에 나서는 외부활동이라 그런지 굉장히 즐거워했다.

아파트 단지를 나서며 동네를 순회하기 시작한다.

동네에서 소규모의 놀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아이들이 그간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에 부족하나마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약 1시간을 놀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 마트에 들러 간식거리를 구입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우~ 너무 덥다. 집이 최고네!"

일부러 집으로 들어와 집사람의 상황을 살피기 위한 나의 작업이었다.

"나 내일 엄마 집에 가서 며칠 쉬다 올 거니까 그런 줄 알아."

"처갓집에?"

혼자 애들 보느라 힘들었을 것이다. 나는 그걸 이해한다.

당장 급한 일도 없었기 때문에 휴가를 쓰면 되는 것이고 집사람이 처갓집에서 잠시 쉬고 오는 것이 가정의 평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그래, 다녀와! 내가 애들 보고 있을게."

그렇게 나는 2박 3일의 독박 육아를 준비하게 되었다.

예전 하루 정도 집사람이 친구들과 여행을 갔을 때 나와 아이들만 남은 집에서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하루를 보낸 경험이 있지만 2박 3일이라는 시간을 두 아들과 보내야 한다는 말에 살짝 걱정도 되지만, 항상 늘 그랬듯 모험을 즐겨보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라도 집사람이 편해질 수 있다면 나는...

"어떠한 상황이라도 감수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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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나만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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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 쉬다 와!(빨리 와...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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