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엄마가 있었어 [위안부 진상]

by 하민혜

저자 : 윤정모


출판사 : 다산북스


발행일 : 2023.07.17



참담합니다. 책을 읽다 먹먹해 여러 번 허공을 응시했어요. 나의 엄마, 그리고 엄마의 엄마가 그곳에 있었습니다. 다리를 벌린 채 입엔 쇠파리가 끓었습니다. 칼에 꽂혀 죽기도 하고, 아래가 빠져 죽어나갔어요. 일본은 부인하고 한국은 외면하는 그녀들, 나의 어머니들.


1937년 30만 명의 민간인을 무참히 살해한 난징 대학설이 벌어졌습니다. 무 자르듯 육신을 가르던 일본군들은 수없이 많은 중국인 여성을 강간했다고 알려집니다. 이후 전쟁터에서의 참담한 강간을 막겠다는 억지 논리로 국가 차원에서 인신매매를 벌이죠. 대체로 식민지 국가였던 대한민국의 10대 소녀들을 납치하고 구금합니다. 급한 대로 각 지역에 공문을 내려 총 1만 명의 여성을 구했어요. 강제로 태워감은 물론이거니와 취업사기로도 볼 수 있죠. 공장이나 세탁소 등에 간다는 명목으로 가난한 소녀들을 모집하기도 했습니다. 전 세계 각지의 전투장에 투입된 10대 소녀들은 한 몸을 누일 작은 공간에서, 때로는 풀숲에서, 바닥에서 어디서건 일본 군인을 상대합니다. 하루에 2,30명에서 많게는 90여 명에 이르기까지. 임신을 하면 긁어댔고 수시로 두들겨 맞고 칼에 찔리는 일도 벌어집니다. 모두가 폭행을 당한 건 아니라고 해요. 동의 없이 성노예 역할을 했다는 게 공통된 진실이죠.



자살하는 여성은 물론 성병부터 갖은 폭행과 수모로 대부분이 현장에서 목숨을 잃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위안부 현장이 공개되는 게 두려웠던 일본은 여성들을 찾아내 살해합니다. 이미 경각에 달린 목숨이라도 마찬가지였죠. 죽은 자는 말이 없기에, 입도 뻥긋하지 못하도록 말입니다.


1965년 박정희 정부는 한일협정을 맺는데요. 돈을 얼마 지원받기로 하고, 위안부 문제에 대한 배상을 포기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국가적 차원의 인신매매라도 개인 피해자와 합의를 맺는 게 정상이 아닌가요? 버젓이 살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는데요. 전범자를 처벌하고 역사 교과서에 비탄의 역사를 기록해야 마땅한데 말입니다.



2007년 UN(국제 연합)에서는 위안부 사실에 대해 인정하고 배상하고 사과하라는 공식문을 발표했습니다. 2015년 대한민국 국정원은 또다시 피해자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일본으로부터 10억 엔을 받습니다. 일본은 강제성은 인정하나, 배상금이 아니라 위로금이라는 애매한 발표를 했습니다. 책임을 통감할 뿐(아프게 느낄 뿐) 정작은 스리슬쩍 회피하는 모습이죠.



일본은 극우 세력을 이용해 교묘하게 힘을 키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의 인재들을 빼가기도 하고, 돈으로 매수하는 일도 서슴지 않습니다. 독도 문제부터 일본 핵폐수 해양 투기까지 눈을 감는 지도자들에게 분노가 일어납니다. 독립하지 못한 대한민국, 가혹한 참상에도 도대체 우린 왜 눈을 감고 귀를 닫는 걸까요. 마치 학교 폭력을 모른 체했던 수많은 학생들처럼, 수치심에 똘똘 뭉친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너무나도 뼈아픈 소설이었습니다.


지금 이 땅에 함께 숨 쉬는 모두가, 꼭 책을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진실을 알아야 할 의무를 저버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당장 어떤 힘을 가할 수 없더라도 진실을 잊지 않는 한 명, 한 명이 모이면 좋겠습니다. 혹여나 책을 받길 원하신다면 쪽지 남겨주세요. 자비로 새 책을 구입해 보내드릴게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피츠제럴드<최민석>을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