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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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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Feb 10. 2024

설날, 아침 편지

마음먹기 좋은 날

까치 까치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좋은 아침입니다. 음력으로 12월 31일이 지나고 새해가 밝았어요. 어제는 비우고 쓸고 닦으며 종일 감사하는 마음이었어요.


특별히 좋을 일이라곤 없는데 문득문득, 행복하고 감사했어요. 내다 놓을 쓰레기를 네 번 가져다 버리며 겉옷을 벗었는데요. 집이 3층이라 계단을 오르내리고 보니 땀이 배어 나오더라고요. (아이들 책을 버릴 적에만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아침부터 친정에 갈 참이에요. 무시로 엄마 눈을 바라볼 생각입니다. 벌써 따듯하고 포근하네요. 사랑을 받기만 할 적엔 몰랐어요. 속으로는 애정 결핍이라며 투덜댔는지 몰라요. 아이를 낳고 사랑을 주면서부터 알았어요. 사랑은 줄 때에야 완성입니다. 정말은 주는 게 받는 거예요.


오늘 새해에 걸맞게 '시작'을 말하고 싶어요.


심리학에 '자이가닉 효과(Zeigarnik effect)'라고 들어보셨나요? 지금 눈앞에 종이에다 동그라미를 그리는데 끝까지 그리진 마세요. 동그라미를 닫지 않고 열어두는 겁니다. 이제 3분간 동그라미를 쳐다보세요. ㅎㅎㅎ


우리 뇌는 미완성을 좋아하지 않아요. 벌려놓은 일을 마무리 지으려고 합니다. 그리다 만 동그라미를 기어코 완성하고 싶어 해요.


어릴 적에 엄마가 해준 이야기 몇은 가슴에 품고 살아요. 그중 하나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 '에베레스트' 이야깁니다. 오래전 아침 편지에 담은 적이 있어요.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사람에게 전 세계 기자들이 몰려와 비결을 물었다고 해요.


"이 높은 산을 어떻게 정복하셨습니까?"


"한 발, 한 발 걸었습니다."


산 꼭대기를 보며 '아고야, 저걸 언제 오른다.' 했다면 못했을 겁니다. 이런 줄 알았으면 결혼 못했을 거예요. 문제는 예상밖입니다. 미리 넘겨짚어봐야 에너지만 뺏기는 일이죠. 하나라도 더 원을 그리기 시작합시다. 재밌잖아요. 돌멩이로 태어난 게 아니라면 우리 가만있어 뭐 합니까. 멈춰 있어도 문제는 닥치는걸요.


설날, 떡국만 먹지 말고 마음도 먹기로 해요.

(하고 싶은 것) 시작하기! 요이땅!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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