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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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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Jul 16. 2024

심플하게 가고 싶어라

아침편지

좋은 아침입니다. 잘 잤나요? 이 몸은 자다 두 번 즘 깼어요. 세 번 깼을 때엔 몸을 일으켰는데 4시 28분 이대요. 한 시간 요가하고 명상했어요. 책상을 정리하고 노트북을 켰습니다. 이제 6시가 넘어가요.


6시 10분이면 줌을 열어야 해요. 쓰다 말고 일어나야죠. 스쾃을 약속하고 넉 달이에요. 새벽 독서 모임에서 3월 18일 월요일, 30개로 시작해 180개까지 갔지요. 출근 준비하랴, 미적거릴 시간이라 오다 말다 하셔요. 줌에 혼자인 날이 많아요. 그래도 습관이 잡혀 각자 인증하기도 하는데요. 무엇보다 눈 반짝이며 몸의 변화를 말하셔서 기뻐요.


몸 마음은 밀접하다 못해 하나입니다. 몸이 마음을 끌고, 마음이 몸을 이끌기도 해요. 세상 전부인 그대가 몸을 살피지 않으면 세상이 말짱할 리 없어요. 높이 가려기보단 멀리 볼까요? 계단을 오르거나, 줌에 들어가 스쾃을 하거나. 작은 습관 하나씩 해나가시길 권할게요.


명상하다 문득, 살가운 이웃이 떠올랐어요. 소식을 듣지 않은지 오래예요. 가까이 살 적엔 자주 왕래했지요. 언니는 쓰러진 시어머니를 모시는 중이라, 지칠 대로 지쳐 있었어요. 6개월이면 재활이 끝날 줄 알았는데 재차 넘어지셔서, 2년이 넘게 수발을 드는 중이었어요.


정작 어머니 딸 시누들은 멀리 살고, 일하기 바빠요. 주부로 살던 언니가 나서게 된 셈이에요. 나 몰라라 하는 시댁 식구들을 보면 속이 타들어간다고 했어요. 어느 날엔 결연한 눈빛으로 말하더라고요.


"이제 내 인생은 저 어머니가 죽던지, 내가 죽던지 둘 중 하나야."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았어요. 간병은 너무나 아픈 일이지요. 간병이 아니라도, 내가 하는 일이나 목표하는 시험이나 성과 등에 목숨을 거는 분이 있어요. 


그 정도 각오여야 우리,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걸까요? 저는 언니가 얼마나 힘든지, 주변에 솔직하게 말하라고 했어요. 끝끝내 해내려 들지 말라고요. 


저 역시 해낼 수 없으니 꼭 죽고만 싶은 마음을 느낀 적이 있어요.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건 '해야만 한다.'는 의무감 때문이에요. 선택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믿음, 피해 의식이 나를 집어삼키면 살아갈 의지를 잃게 돼요.


언니 남편도 자기편이 아니라고 했어요. 돕기는커녕, 지적을 해댄다고요. 막말로 이혼이라도 하면 되지 않나요. 죽기보단 낫지요. 시어머니 간병 때문에 이혼하다니, 천하에 그런 나쁜 년이 어딨냐고 손가락질받을 거래요. 그게 목숨 끊는 일보다 중요한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알아요. 쉽지 않지요. OECD 국가별 자살률 그래프에 압도적인 차이로 1위를 자리하는 건 바로 대한민국이에요. 이타심은 자기애에서 비롯해야 합니다. 억지 희생은 두려움이지, 사랑이 아니에요. 


눈치 보지 말아요. 그대가 옳아요. 타인에게 함부로 손가락질하는 사람은 내 삶에 점 하나, 찍을 인연이 못됩니다. 지혜로운 사람이 아니니 새겨듣지 말아요. 오늘도 세상 전부인 그대가 행복할 권리와 의무를 잊지 마시길.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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