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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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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Jul 27. 2024

사는 내내 변하는 우리

아침편지

좋은 아침이에요. 지브리 ost를 틀고 앉았어요. 경쾌하고 사랑스럽네요. 새벽 독서모임을 하고 왔어요. 평소보다 편지 배달이 늦었지요.


근래 뭐 한다고 답글 하나 제대로 달지 못했던 것 같아요. 사부작, 모임이 늘어나니 별 수 없지요. 일상은 달라지지 않았어요. 여전히 읽고 씁니다.


7월 마지막 주말이에요. 어떻게 보내시려나요? sns를 열자마자 인친의 여행 소식을 보았어요. 휴가철이네요! 보통 이맘때면 꼼짝 않습니다.ㅎㅎ 살며 직장에 회사원이었던 적은 한 번 뿐이라, 흔히 '성수기'라 말하는 이때엔 잘 움직이지 않아 왔어요. 차가 막히는 것도 맞고 숙박 요금이 배가 되니까요. 실은 사람 많은 곳을 가면 에너지가 뺏기는 'I'입니다.


어제엔 둘째와 자전거를 타고 도서관에 다녀왔어요. 그 외 시간엔 친구들과 논다고 바쁘더라고요. 방학 내내 어제만 같아라, 싶었어요. 여름 방학은 뜨거운 만큼 짧기도 해요. 한 달이 안 남았으니 휘라락 지나겠는걸요.


수영 등록을 했어요. 물에만 들어가면 자동으로 몸이 굳어요. 물에 빠져 죽을 뻔한 일이야, 흔한 사건일까요. 머리는 잊었지만 몸이 기억하는가 싶어요. 수영을 해보리라 시도한 건 오래됐어요. 아이들과 하와이에서 지내고 싶다, 떠오른 적이 있는데요. 상상 속에선 제가 수영을 잘하고 있더라고요. 실제로는 물에 뜨지도 못하는걸요.


이런 와중에 스노클링을 좋아합니다. 옆에 있는 사람 머리를 여러 번 뜯고 소리를 지르며 겨우 물속에 들어가는데요. 한 번 들어가면 도통 밖에 나올 생각이 없어요. 같이 들어간 사람 중에 저보다 오래 물속에 있는 사람을 본 일이 없을 정도랍니다.


눈앞에 호수건 바다건 맨 몸으로 뛰어드는 상상을 해요. '하면 되지!' '수영을 배워야겠다.'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이 튀어나왔어요. 굳는 몸과 마음을 제대로 한번 느껴봐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말씀드렸지만, 두 번의 사투로 물속에 들어가면 죽음이 떠올라요. 매끈하게 수영하는 어느 날, 여기 먼저 고백할게요. 상상대로 하와이에서 수영하는 영상을 보여드리고 싶네요.


새벽 독서 모임에서 안부를 전하다, '도전과 변화'라는 키워드가 도마에 올랐어요. 누구나 새로운 변화에 거부감이 있지만요. 실상은 어떤가요. 한 순간도 변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그대를 포함해 세상 전부가 그래요. 파도에 올라타느냐, 몸에 힘을 주고 변화에 맞서 사투를 벌이느냐의 차이일 뿐이에요. 하고 싶은 것을 '그냥' 해도 좋아요. 하다 말면 어때요. 아니면 마는 겁니다.


오늘이 토요일인 것은 새벽 독서 모임으로 분명해졌어요. 기분 좋은 날이 될 것 같습니다. 비가 그치고 나니 연일 뜨겁습니다. 차게만 드시지 마시고, 적당히 땀 흘리는 오늘이시길.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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