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은 사람들

기억

by 하민혜

그녀에게 딸이 있을까?거뭇거뭇 때가 낀 거칠은 손으로 내 볼을 쓸어내리며 "아이 예쁘다"라고 말한다.


미소 짓는 눈가의 굴곡엔 새까맣게 먼지가 가라앉아 고단한 노숙 생활을 가늠케 했다. 가슴이 울렁거렸다. 나는 밥을 양껏 얹어주며 가슴께 얹힌 돌을 누르고 말을 비집어냈다.


"감사해요.. 맛있게 드시고 또 오세요. 많이 드세요."


13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그 목소리가 귓전에 울린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고작 일주일에 한 번,

사람들과 밥을 해다 가져다주는 일이었다.


그녀에게 나는 손톱만 한 밥알만큼의 사랑은 주었던 걸까. 무엇이 차가운 길바닥에 그녀를 내몰았을까.


근본적인 물음에 답을 할 수 없는 삶의 미로에서

나는 속이 새까매지곤 했다.


책임을 묻는 게 무슨 의미가 있지?

이미 아픈 아이에게 잘못을 따지는 건 가혹한 일이다.

나의 엄마 그리고 나의 딸,

나의 미소 그리고 그녀의 미소.

나는 그들을 떼어놓고

나와 다른 사람이라고 나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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