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알고,

글로쓰다2기

by 하민혜

다리가 저릿하다. 최대로 후굴을 한 데다 한참을 버틴 탓이다. 흐드러진 전신을 일으키자 온몸이 떨렸다. 아직 등허리엔 떨림이 남아있다. 그녀는 운동을 좋아하는 것 같다. 자기 몸을 매만지는 것도 좋아한다. 가느다랗던 팔다리는 어느새 미세하게 두터워졌다.


어려서부터 군살이 없으니 유전이랄 수 있다. 한데 선호하는 음식이 그렇다. 기름진 게 느글거리고 매운 건 입술만 부푼다. 입에 단내가 나는 건 인상이 찌푸려질 때가 많다. 심심한 맛을 달고 사는 사람은 살이 많기 어렵다. 자극적인 맛은 '자극'일뿐 즐기기 어렵다. 그렇다고 음식을 절제하는 건 아니다. 탄수화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터다. 지금도 그녀 입은 베이글을 물고 있다.


빵이라고 노상 먹을 수 없는 노릇이지만. 무어가 몸에 좋고 나쁘다는 식의 이야기는 먹히지 않는다. 매일 새로운 연구가 쏟아진다. 입에 맞고 속이 편하면 최고지 싶다. 그녀는 가만 자기 몸에 귀를 기울인다. 입 안에 느끼는 맛이 어떤지, 먹고서 불편한 건 없는지. 요가하거나 명상할 때엔 구석구석 앓는 소리를 새겨듣는다.



그녀는 몸을 알고 자기 자신에 대해 많은 걸 깨달았다. 그녀의 몸은 활처럼 휘기를 잘한다. 힘은 적어도 버티기에 그만이다. 단거리보단 장거리에 강하다. 가볍지만 느리다. 그 몸은 그녀의 성격을 그리고 삶을 말했다. 유연하고 느린 성격, 세지 않지만 부러질 수 없는 삶이다.



운동은 한계를 늘리는 법을 가르친다. 되든 되지 않든 실패가 아니라는 것, 고됨이 과정임을 몸에 새긴다. 숨이 턱까지 차도 죽지 않는다. 머리는 잊어도 몸이 기억한다.



책임을 다해 즐기다 가고 싶다. 몸은 삶이다. 자기 몸을 내버려 두는 건 모든 걸 버리는 셈이다. 오늘도 그녀는 몸이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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