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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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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Aug 30. 2024

호흡하는 방법

아침편지

좋은 아침이에요. kenny bullel 재즈 연주를 듣고 있어요. 무라카미 하루키가 좋아하는 재즈라고 해요. 금요일까지 잘 오셨어요.


새벽 명상하면서 갖은 생각이 피어올라요. 느낌도 같이 묻어나고요. 더하거나 덜지 않으렵니다. 먼지처럼 폴폴 일어나는 생각, 감정은 내버려 두고 호흡에 머물렀어요.


새벽 공기가 쌀랑해요. 가을이면 아이들과 산에 올라야지, 싶었거든요. 집 앞동산 말고 큰 산이요. 등산에 임하는 아이들 태도가 사뭇 진지합니다. 고비에 닥칠 때 둘의 반응이 재밌어요. 앞으로 변화무쌍할 테지만 지금 둘의 성격이 극명해서요.


딸은 참을성이 없고 아들은 우직해요. 여태껏 살아온 삶을 보면 이것이 분명 고정은 아니에요. 도리어 엄마 앞에서의 성격일 가능성도 짙어요. 쉬운 이야긴 줄 몰라도 하고 싶은 일 앞에선 누구든 달라지고요.


'끈기'를 어떻게 기르지, 고민한 날이 무수했어요. 잔뜩 힘을 주고 목표를 세우고 나아가면 어째 맥락 없이 풀려버리는지. 용두사미라고 하잖아요. 제 모습이 그런 줄 알아 좌절하곤 했어요.


수영 잘 하시나요? 배운 지 한 달도 안 됐지만요. 몸에 힘을 주면 뜨지 않는 것은 물론이에요. 팔을 휘두르고 다리를 내저을 때도요. 빨리 나아가려는 심정과 빠지지 않으려는 의지가 합쳐지면 절로 힘이 들어간다고 해요. 여성분보다 남성이 그런 경향이 많다네요.


수영을 '재밌게' 즐기려면, 또 오래 헤엄치려면 힘을 빼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해요. 우리 몸은 경직되는 순간 더 많은 산소가 필요해서요. 힘을 주면 호흡이 가빠지고 심장이 뛰기 마련입니다.


오늘 금요 라방에서는 '목표'와 '목적'을 두고 이야길 나눌 거예요. 과호흡 상태로는 50m라도 어렵게 도달합니다. 


지금 입술 그리고 턱의 긴장을 의식해 볼까요? 어깨도 꽉 한 번 움켰다가 탁, 내려놓고요. 일상 중에도 자주 표정 근육과 어깨 긴장을 풀어주세요. 


나를, 그리고 삶을 믿기로요. 지금 그대가 어디 있건 최선을 다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오래 호흡이 가빴다면 좀 더 쉬게 되겠죠. 과호흡이 길면 기절하고 쓰러질지 몰라요. 괜찮아요. 우린 숨 쉬는 법을 잊었을 뿐이에요.


밤편지를 보내는 날입니다. 요가원을 예약했고 오늘 할 일들을 끄적여 뒀어요. 편안하게 나아가는 금요일 되시길.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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