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
안녕하세요. 9월 첫 번째 월요일이에요. 밤이 길어 창밖은 잠잠합니다. 한창 뜨거운 날엔 새벽에도 눈부신 햇볕 아래 편지를 쓰곤 했어요. 계속해 빛깔이 변할 테죠. 심심할 틈이 없네요.
새벽은 명상했어요. 발위로 스멀스멀, 여리고 보드라운 새끼 고양이들이 올라요. 눈을 뜨고 아래를 보니 한 녀석은 발가락에 매달려 있고, 하나는 무릎에 삐죽 나온 실을 잡아당겨요. 역시 심심할 새가 없지요.
주말은 잘 보내셨나요? 전 직장 상사를 만나 이야길 나눴어요. 일 이야기라 그런가, 주말 같지 않았지만요. 집이 어질러진 모양을 쓱, 둘러봅니다. 일요일을 지난 게 맞아요.
새끼 고양이를 보면 아이들 어려서가 떠올라요. 걸음마 떼는 모습이나 엉뚱한 걸 입에 넣는 것이. 움직이는 돌멩이에 화들짝 놀라며 관심을 보이는 게 아기가 하는 행동과 같아서요.
아이가 없는 삶을 부러워한 적도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간사해서요. 실은 세상 가장 잘한 일이 아이를 낳아 기르는 일이라고 자부해요. 힘들 때가 왜 없을까요. 그마만큼 소중하고 애틋한걸요.
어떤 날엔 내가 시녀인가, 하녀인가. 생각해요. 밥하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돈 벌고. 으레 하는 일조차 보상 심리가 발동하는 날입니다. 상동하는 대가를 바라는 게 아니라요. 그저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이 마음이 아이는 물론 나 스스로를 괴롭히더라고요. 알아준다니, 얼마나 주관적인가요. 어떻게 해야 알아주는 건지 누가 정할 수 있을까요.
지지고 볶고 웃고 우는 날들이 언젠가 그리울 것을 알아요. 아이는 생각보다 금세 자라요. 딸이 11살인데 계획에는 유학이 들어 있어요. 원치 않는다면 보내지 않을 테지만요. 유학이 아니라도 곁에 뒹구는 날들이 오래 남지 않았어요.
9월부터 24년 남은 넉 달 계획을 말씀드린다 놓고 못했는데요. 먼저 재정적인 계획이 있어요. 넉 달 동안 4천만 원의 수입을 예상해요. 잡다한 투자 소득을 포함해요. 9월에도 수영을 다닐 겁니다. 요가원에서는 어깨를 움츠리지 않고 머리서기를 하는 게 목표 중 하나고요.
투고가 빠졌는데요. 올해 가기 전에 투고를 해야지 싶어요. 더 갔다간 원고를 파기할 참입니다. 책을 왜 내렸는가, 답을 못해서요. 다른 목표까지 정리해 피드에 올릴게요.
나를 구할 때, 타인을 구할 수 있다고 해요. 남은 넉 달 목표가 무엇이든 '나'를 살리는 목표면 좋겠습니다. 목표에 이유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지요. 과녁을 향하는 오늘 보내요 우리.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