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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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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Sep 30. 2024

어디까지나 나의 일

아침편지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이에요. ^^ 한 주 시작이네요. 몸 마음은 어떠신가요?


눈을 뜨면 음양탕을 마시기 시작했어요. 따듯한 물을 먼저 붓고 (죽염 조금 넣어요.) 찬 물을 위로 절반 붓습니다. 뭐든 석 달은 해봐야 내 몸에 맞는지를 이야기하는데요. 은은하게 따듯한 감이라 마시기 좋아요. 매트에 엉덩이 붙이고 앉아 창밖을 보며 마십니다. 


무엇을 먹든 마시건, 그대 아침이 느긋하고 여유로우면 좋겠어요. 설사 조금 일찍 일어나야 하더라도 말입니다. 미라클 모닝이니, 유행할 때에도 저는 저만의 새벽을 보냈는데요. 책을 펼치기보단 매트 앉아 멍 때리고(명상하고) 몸을 매만집니다. 요가 시퀀스 중에도 쉬운 것들로요.


오늘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그러니까 이 삶을 어떤 태도로 살아갈 것인가. 매일 새벽 나를 돌아봅니다.


이 집 함께 사는 꼬마들이 정리를 잘 못해요. 누구 닮았을까요. 네, 접니다.


어제 구석구석 치우고 정리하면서 투덜대는 제 마음을 가만 들어줬어요. 속에 속으로는 왜 계속 나 혼자 집을 치워야 하는가, 불평하고 있더라고요.


문득 어지른 게 누구이든, 이건 '지금 쓸고 닦는 사람의 일'이라는 생각이 스쳤어요. 어디까지나 '나의 일'인 겁니다. '하민혜'라는 캐릭터로 살아가는 처음이자 마지막인 이 생에서, 수없이 비우고 정리해야 하는 게 나의 일인 셈이지요.


왜 그래야만 하는지, 나는 알 수 없어요. 엄마가 정리를 못해도 아이는 다를 수 있답니다. 엄마는 꼼꼼한데 아이는 덤벙댈 수 있지요. 대개 닮는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고 보니, 믿음대로 펼쳐지지만요.


정말은 부모 같지 않은 부모 밑에 자란 아이의 인품이 훌륭한 경우도 있어요. 우리 아이가 나를 닮아서든 아니든 계속해 어지른다면요. 잔소리를 하든 안 하든, 결국 내가 치우고 있다면요. 그건 아이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인 겁니다. 탁, 하고 받아들이고 나니 마음에 걸리는 게 없어요. 


수없이 삶과 힘겨루기를 했어요. 내가 바라는 인생은 이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원하는 곳을 향해 나아가는 건 아무 문제가 없어요. 단, 발을 내딛기 위해선 '지금 이곳'을 바로 보고, 제대로 살아내야 합니다. 


오늘을 대하기를, 나의 문제를 마주하기를 두 팔 벌려 환영하기로 해요. 그대는 그리고 나는 그럴 용기가 충분해요. 늘 응원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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