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딱 일주일 뒤면 두 아이가 개학을 합니다. 아동, 청소년 확진자가 증가세를 보이자 교육부는 2주 동안 적응 주간으로 지정하고, 학교 재량으로 일괄 원격수업이 가능하다고 발표했죠. 가정의 상황에 따라, 자녀의 학령에 따라 반응의 온도차가 큽니다. 그런데 방학 동안 아침밥 정도는 가뿐히 지나치고 늦잠을 자던 저희 집 아이들은 원격수업 소식을 은근히 기다리는 눈치입니다. 새 학년, 새 교실, 새 친구, 새 담임 선생님에 대한 설렘과 기대보다 아침잠의 유혹이 더 큰 것이지요. 과연 개학을 하면 6시 30분 기상, 가능할까요? 몸을 일으키기는 하겠지만 잠이 덜 깬 상태로 오전 수업을 들을 아이들 생각에 살짝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직 원격수업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남은 일주일간 7시 기상을 목표로 실천을 시작했습니다.
오전 7시 기상을 목표로 정했으니 잠드는 시간이 좀 빨라질 줄 알았는데 그건 엄마의 바람이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새벽 2시를 넘긴 시간까지 깨어있더군요. 그런데 오늘 아침 7시 알람 소리에 맞춰 우리 집 잠보로 소문난 작은 아이가 먼저 일어났습니다. 기특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서 폭풍 칭찬 샤워를 시켜줬습니다.
구체적이고 분명한 목표일수록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기' 보다 '아침 7시에 일어나기'처럼 측정 가능한 시간 혹은 점수나 분량 등으로 목표를 세우면 그만큼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죠. 학령이 낮은 자녀일수록 행동을 세분화하고, 수정이 필요한 행동에 대해 한 번에 하나씩 목표를 세워 실천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실현 가능성은 실제 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 목표를 작게 그리고 짧게 세워 실천해 보는 경험이 중요합니다. 학령이 높은 자녀라면 종료의 시점이 분명할수록 목표 달성 확률이 높아집니다. 이때 작은 팁을 드리면 목표를 성취했을 때 받을 적당한 보상까지 스스로 생각해 보게 해주세요.
저희 작은 아이가 오늘 일찍 일어난 이유는 전날 저녁식사 시간에 이루어진 대화 끝에 나온 보상 때문이었습니다. 며칠 전부터 짬뽕과 탕수육이 먹고 싶다던 아이의 요구를 제가 좀 끌었습니다. 아이가 위염 증세가 있어서 밀가루 음식을 자제하는 중이었거든요. 그러는 사이 먹고 싶은 마음은 더 간절해졌습니다. 그렇게 해서 아침 7시 기상에 따른 첫 번째 보상은 점심 외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일주일간 아침 7시 기상을 지속하면 개학 전날 절친과 북카페에 가는 것을 허락했습니다. 이 또한 지난번 아이가 이야기한 것을 잘 기억해 두었다가 일주일 뒤 보상으로 제시한 것입니다. 보상은 범위와 한계를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부모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가 원하는 것이어야 목표를 달성하는 강력한 동기가 됩니다.
우리의 뇌는 좋고 나쁨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우리에게 형성된 모든 습관은 각자의 머릿속에 항상 잠재해 있으면서 적당한 신호와 보상이 주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또한 우리의 뇌는 새로운 것을 만나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러면 부신피질 호르몬, 일명 스트레스 호르몬을 만들어내죠. 그럼 우리 몸은 그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부신피질 방어 호르몬을 생성하게 됩니다. 부신피질 방어 호르몬은 우리 몸에서 보통 72시간(3일) 유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습관과 관련된 책을 읽으면 3일째 되는 날, 뇌가 느끼는 거부감이 최고조에 달한다고 나와있습니다. 작심삼일은 괜히 나온 말이 아닌 것이죠.
이런 메커니즘을 이해한다면 뇌를 살짝 착각하게 만들어서 새로운 습관을 들일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스몰 스텝(small step),즉 뇌가 스트레스로 받아들이지 않을 만큼 아주 조금씩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것입니다. 작은 변화가 지속되어 목표에 이르는 경험은 '작은 변화의 힘'을 믿게 되는 출발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