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알라코알라 Sep 19. 2022

자녀 에티켓

좋은 부모 되기는 어렵다


자신을 98점이라고 말하는 엄마는 자식을 특목고에 보내고 싶어 합니다. 100점이 되기 위해 기꺼이 자녀의 학습매니저가 되어 학원 설명회를 쫓아다니고, 입시 정보를 모아 공부합니다. 시간을 쪼개어 주변 엄마들을 집에 초대하고, 진학과 학습에 관한 소소한 팁을 주고받죠. 그러나 나이스(NEIS)에 들어가 아들의 수상 경력과 성적을 살펴본 엄마는 썩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를 마주하고는 울고 싶다고 말합니다.


마흔일곱 살, 치과의사 아빠는 퇴근을 하면 '아빠학교'의 선생님이 됩니다. 중학교 교과서와 문제집을 펼쳐 들고 가장 열심히 집중해서 공부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아빠입니다. 두 아이의 공부를 봐주기 위해 시작된 '아빠학교' 덕분에 아빠의 퇴근 빨라졌지만, 가족 화기애애한 대화사라져 버렸다네요.


형제는 연년생. 중학교 1학년형과 동생은 화이트보드 앞에 나란히 서서 같은 문제를 풉니다. 동생이 중1 수학 문제 풀지 못한다고 해서 꾸지람을 듣진 않습니다. 어차피 선행이니까요. 하지만 형다릅니다. 이어지는 장면에서 큰아이는 흐느끼며 인터뷰를 합니다. 자신이 아빠에게 혼나는 소리를 옆에서 동생이 계속 들어야 해서 동생에게 미안하다고... 아빠랑 같이 있으면 혼난다는 인식이 박혀서 아빠와 사이가 어색해졌다고도 하네요.


치과의사가 되면 자신의 건물을 물려주겠다는 얘기를 아빠에게 들었지만 정작 자신은 치과의사를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형, 반면 형이 하지 않으면 자신이라도 치과의사가 되어 그 건물을 물려받겠다고 말하는 동생. 형제를 라이벌로 만든 사람 아빠입니다. 제 입에서는 어느새 짧은 탄식이 흘러나옵니다.


운동을 하려고 헬스장에 갔다가 TV로 EBS 다큐프라임 <어린권>을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잠깐이었지만 시청했던 부분이 크게 공감되기도 하고, 나머지 내용이 궁금하기도 해서 유튜브로 찾아봤죠. 그러다가 관련 영상으로 뜬 4년 전 클립, [미래人교육] 1부 보게 되었습니다. 은 1부의 내용 중 일부입니다. 클립댓글에선 좋은 부모가 되고 싶었던 엄마, 아빠나쁜 부모가 되어 있었습니다. 자녀의 공부를 위해 매일 저녁 일찍 퇴근하는 아빠의 정성도, 아이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이것저것 공부하고 자격증을 따놓은 엄마의 노력도 대단했는데 말이죠.


고등학교 진학이 대학 입시만큼이나 고민되고 걱정하는 부모마음을 어찌 모르겠습니까. 저도 겪었는걸요. 하지만 그 시기를 지나온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때가 마냥 편안하고 느긋했던 것만 아더라고. 사춘기가 한창인 중학교 시기의 아이신체와 정서변화를 겪으 적응느라  힘들었으니까요. 보이지 않는 경쟁 속에서 잘하고 싶은 마음,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부모가 생각하 이상으로 많이 끼고 있었습니다. 공부와는 그닥 친하지 않은 작은 아이 시험을 앞두고 입병이 고, 배탈이 나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죠. 그러니 설령 부모 걱정과 불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그아이에게 전해주지는 말았으면 합니다. '아빠학교', '엄마학교'. 분명 부모는 자녀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공부를 돕고 싶었을 니다. 시행착오나 실수 덜 겪게 하고 싶은 마음도 컸을 거고요. 하지만 자녀는 그런 부모님 고마을 느끼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청소년기의 스트레스 원인은 다양합니다. 신체, 외모, 성격, 진로와 같은 자신의 문제부터 시험, 성적 등 학업 문제, 또래 관계에서 발생하는 친구 문제, 거기에 부모의 지나친 간섭, 가정 불화, 형제간 열등감 같은 가족 문제까지 말이죠. 그렇다면 이 중에서 부모는 어떤 스트레스의 무게를 줄여줄 수 있을까요? 내 아이를 정말로 사랑한다면 가족 스트레스만큼은 좀 줄여줄 수 있지 않을까요?


노크하기, 물어보기, 기다리기, 배려하기, 조심하기, 친절하기...

남에게는 너무나 기본적이고 당연하게 지켜지는 에티켓 자녀에게도 다면 좋은 부모, 100점 엄마까지는 아니어도 고마운 존재는 될 수 있지 않을까요??


https://youtu.be/5KHYS0Ry4yw

우연히 얻어걸려 보게 된 미래인교육 1부

https://youtu.be/aXId6FfcuSo

오늘 헬스장에서 본 어린인권 잔소리 편

덧. 2주째 새 글을 올리지 못할 만큼 바빴습니다. 브런치도 저의 이런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글 독촉을 하네요. 그 사이 작은 아이의 과학탐구발표대회는 교내 1등이라는 어마어마한 결과에 이어, 학교 대표로 서울과학전람회 예선대회까지 참가하게 되었니다. 딸아이가 이 소식은 꼭 애프터서비스해야 한다고 해서요. 응원과 격려 보내주신 글벗님들께 감사드립니다. ^^

https://brunch.co.kr/@minhyealakoko/89


매거진의 이전글 과학은 역시 할 게 못 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