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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중곡예사 Mar 01. 2016

어른이 되기 위해 애쓰다.

생각 나눔

어른이 되기 위해 애쓰다.


꿈을 꿀 수가 없습니다. 꿈을 꾸면 현재의 자기 자신이 너무 비참해지기 때문입니다. 모두 꿈을 노래합니다. 드라마, 영화, 노래, 수많은 매체에서 꿈꾸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꿈을 꾸는 순간 내일이 아닌 오늘 당장 먹을 밥값이 없어 굶어야 하고, 꿈의 밑바탕을 만들기 위해 움직여야 하는 비용이 없습니다. 그래서 꿈을 노래하는 드라마, 영화, 노래로 그토록 많은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대리 만족을 느끼기 위해서 말이죠.


어른이 되기 싫습니다. 늙어가기 때문이 아닙니다. 꿈을 향해 노력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꿈을 이룬다는 이유로 아무 소속도 없이 지내면 현실은 무능하다고, 나태하다고,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버립니다. 그 편견을 극복하고 꿈에 매진할 만큼 내가 실력이 있는지 나 자신조차도 자신이 없습니다. 내 실력은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포기하는 것이 많아집니다. 꿈도 포기한 마당에 좋은 직장, 연애, 독립은 사치입니다. 영혼 없이 출근하고, 서로 만날 시간이 없어 못 보다가 헤어지고, 내 연봉에 몇 배나 되는 집들을 볼 때면 이런 것을 바란다는 것이 허황된 것처럼 느껴집니다. 내 청춘을 바쳐도 아깝지 않을 건강한 환경, 누군갈 아끼는 마음, 내 몸 하나 편히 눕힐 수 있는 곳을 바랄 수가 없습니다. 빨리 포기해야 지금 내가 처한 현실이 덜 비참해집니다.


삶을 위해 애써봅니다. 그래서 꿈을 접어두고 밥벌이에 나섭니다. 그러자 어른이 된 기분이 듭니다. 이렇게 애쓴 제게 사람들은 칭찬해주지 않습니다. 당연한 거라고 말합니다. 다들 이렇게 살아간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저는 어른이 되기 싫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에 대해서 다른 사람이나 사회를 탓하지 않습니다. 어른이니까요. 어른이 되었으니 어른답게 행동할 뿐입니다.


2016.03.01.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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