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후 이사를 가게 된다.
이번 이사는 지역을 바꿔서 가는 거라 멀어진다.
지금 사는 곳에 아주 눌러살게 될 줄 알았지만 그렇지 못할 것 같다.
이사를 가서 그곳에서 계속 살게 될 것 같은데 그때는 어떤 삶을 살게 될지 아직도 짐작만 할 뿐이다.
덕분에 나는 이방인 시야로 일상을 지내고 있다. 이방인의 시야로보면 영화를 보듯 일상을 좀 더 기록하듯 관찰하게 되는 각성의 효과가 있다. 약점이라면 뭐를 하든 내 것이 되거나 장기적인 관계가 될 수 없어서 더더욱 모든 걸 거리감을 두고 보게 된다. 뭔가를 살 때도 뭔가를 하려고 할 때도 누구를 만날 때도 애착이 느슨해진다.
또 지금 우리 집에서 뭘 남기고 얼마큼을 가져가야 할지 정말 신중하게 고민하게 된다.
그렇게 머릿속은 오히려 여기에 적응하려 살았을 때 보다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막연히 채운다는 생각보다 뭘 남길까는 정말 단호한 결단력이 필요하다. 물건도 마찬가지이지만 사람들 중에 누구를 남길 것인가를 한참 동안 고민했다. 남긴다는 것도 무의미하고 내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퇴장할 것인가를 생각했다.
그 모습은 아이에게도 비칠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나와 아이에게 크게 상처를 입힌 누군가를 생각해 보면 인간관계에 대해 치를 떨 만 하지만 지금과 같은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는 것을 나도 아이에게도 깨우쳐줘야 한다. 그때가 전부인 것 같지만 또 새로운 관계는 만들어지게 돼있고 그렇게 또 새로운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을 말이다.
2년 전 다른 지역에서 이사 왔다. 다시는 안 볼 것 같았지만 그래도 좋은 관계를 유지했었다. 그 덕분인지 앞으로 이사 갈 곳에서 다시 만날 인연이 생기게 됐다. 앞으로 우리도 다른 인연들도 어떻게 마주치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지금 만나는 인연들도 기억에서 흐려지더라도 우리 가족이 좋은 마무리를 하고 갈 수 있도록 애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