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4일쯤 지나자 예전 서울살이에서 느꼈던 공허감, 막막함이 지나갔다. 절대 떨어질 것 같지 않았던 찐득한 순간이 그리울 만큼 아이도 남편도 보고 싶어 졌다. 무얼 대단한 걸 하지 않아도 한 공간에서 복작거렸던 수많은 시간들이 너무 그리워졌다. 한때는 정말 족쇄처럼 느껴져서 그곳에서부터 도망가고 싶다고 참 많이 되내였다. 이 지긋한 일상을 벗어나게 해달라고 매일 기도를 했다. 지금 나는 그 누구보다 행복하다고 믿는 이 순간에 그 좁은 틈으로 수많은 정든 마음이 왕창 쏟아져 나와 공간을 채운다.
아이를 키우면서 화나 슬픔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내비치기 싫어서 계속 참았었다. 그래 놓고 뒤에서 몰래 그림이나 글로 처리하곤 했다.
카멜혜은님 감사해요
이번 여행 같은 전시기간에는 특히나 내 아이가 보고 싶은 마음도 꾹꾹 참았다.
멀리 있는 아이가 내 생각으로 힘들까 봐.
그런데 오늘에서야 그 보고 싶음이 참 진하게 올라왔다. 눈물이 울컥 올라온다.엄마가 이만큼 성장하기 위해 내 딸아이도 최초로 가장 긴 시간을 엄마 아닌 가족들과 성장하고 있다.
'세 살 딸아이가 상상하는 엄마는 어디에 있을까?'
마침 어린이집에서 연락이 왔다. T.O가 생겼다고.
‘아, 내가 데리고 있고 싶어도 어느 순간 멀리 날아가야 할 때가 있겠구나. ’
아직 엄마가 되려면 난 한참 더 마음을 먹어야겠구나 싶어서 또 울컥 눈물이 올라온다.
아이를 키울 때는 내 꿈이 단단해졌고 내 꿈이 단단해지니 아이에 대한 사랑이 더 커졌다.
'더 잘해줘야지! 엄마도 더 성장해서 아이에게 더 관대해져야지! 또래 친구아이를 만날 때에도 아이에게 필요한 만큼 더 큰 그릇이 되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