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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덴 Oct 24. 2022

우리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알프스 +day3 : 호엔잘츠부르크 성 (오스트리아)



호엔잘츠부르크 성
Festung Hohensalzburg
2018. 09. 23


붉은 깃발이 나부끼는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알프스의 바람이 오후의 빛을 몰아내고 있었다. 오스트리아의 국기가 걸린 잘츠부르크의 꼭대기에서 날이 저무는 하늘을 마주했다. 어스름히 식어가던 노을의 불씨가 마음을 누그러뜨리곤 서늘한 여운을 남겼다. 이유 없이 커지는 공허함에 곁을 둘러보았다. 내게는 아무도 없었다. 혼자 하는 여행이 실감이 났고 문득 사람이 그리워졌다. 무던히 노을을 등지고 자리를 뜨려는데 아는 얼굴이 나타났다. 이틀 전 타이완을 경유하던 기내에서 나의 오른 편을 채우던 그였다. 행선지가 다른 우리는 갈라졌고 나는 프랑크푸르트에 그는 비엔나에 착륙했다. 그리고 다시 만났다, 서로의 일정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오늘 할슈타트를 떠나온 그에게서 내일의 풍경을 미리 들었다. 그의 오늘이 나의 내일인 것처럼 나의 오늘도 그의 내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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