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리스본에서 한 달 살아보기
#1. 잠시 멈춤- 고래군
며칠 전 그녀와 나는 포르투Porto를 오가는 교통편을 알아봐 두었다. 갈 때는 저가 항공사편(라이언에어Ryanair)을 알아두었고, 돌아올 때는 근처 도시에서 출발하는 기차편을 끊어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준비한 포르투 여행을 출발하는 날은 바로 내일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의 '이주를 모방하는 여행'이 어느덧 스무 날도 더 지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알파마Alfama의 골목길을 누비면서, 더는 카메라를 들이대지 않게 되었다. 뭐, 그녀야 기록을 위해(?) 애써 사진을 찍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지금 이 기록들에 남은 시각적 흔적들은 거의 모두 그녀의 수고 덕분이다.)
두리번거리지 않기 때문인지, 사람들이 간혹 말을 걸어오기도 한다. 포르투갈어로. 며칠 살아가느라 간단한 인사말이나 '실례합니다.' 정도나 간신히 알아듣게 된 나로서는, 그럴 때마다 조금 당혹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기쁨에 설레이는 것도 사실이다. 정말 여기 말을 좀 더 배워봐야겠다.
#2. 컨디션이 안 좋을 땐 쉬어가요 - 미니양
생각보다 강인한(?) 체력을 가진 내가 오늘은 왠지 몸이 무거웠다. 생각해보니, 엊그제 굴벤키안 다녀오는 길에 너무 추웠다. 한낮에는 반팔, 반바지를 입을만큼 햇살이 강했는데, 저녁 즈음에는 기온이 많이 내려가서 추위에 떨며 아파트로 돌아왔던 기억이 떠올랐다. 행여 감기가 오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마음에 오늘 하루는 쉬어가기로 했다. 1박 2일의 짧은 일정으로 다녀오는 것이지만, 내일은 포르투로 떠나야 하니까.
Zapping 카드를 충전하고, 근처 카페에 들렀다. 이름은 카페 "Brick". 매주 일요일 굴벤키안에 갈때마다 카페 앞을 지나가는데, 늘 사람들이 줄서서 기다리고 있는 카페라 궁금한 마음에 들어가봤다. 평일이라 그런지 일요일의 혼잡함은 없었고, 분위기도 조용하고 차분했다. 리스본에서 매일같이 마시고 있는 진한 Cafe(에스프레소)와 오리가 들어간 엠빠나다를 시켰다. 가격 대비 맛도 괜찮았기에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는 이유가 이해가 됐다. 카페를 나서 돌아오는 길에 슈퍼에 들러 장을 봐서 돌아오는 길, 문득 이제는 리스본에 많이 익숙해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