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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고래 May 28. 2019

제16회 서울환경영화제

<요시노 이발관バーバー吉野>


 평년보다 일찍 더워진 날씨 때문에, 서울극장 안으로 들어서자 느껴지는 시원한 바람이 반가웠다. 

극장에 들어서자 1층에서부터 마련된 다양한 행사들이 눈에 들어온다. 만약 보고 싶은 영화를 위해 극장을 찾아갈 예정이라면, 좀 더 일찍 도착해 둘러볼 여유를 가진다면 더욱 좋을 듯하다.

안타깝게도 기대하던 <아쿠아렐라>는 매진되어 버렸다. 개막일을 놓쳐버린 것이 더욱 아쉬워진다. 그래도 다른 좋은 작품들이 많아서 다행이다.




영화 <요시노 이발관>


 이왕 발걸음을 옮겼으니, 대신 오기가미 나오코荻上 直子 감독의 데뷔작 <요시노 이발관バーバー吉野>(2003)을 보기로 했다. 예전에 오기가미 감독의 다른 작품 <카모메 식당かもめ食堂>(2006)을 보며, 특유의 스타일에 감탄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한 독특한 작품세계가 시작된 장소가 바로 이곳, 요시노 이발관이다.

요시노 케이타吉野 慶太(요네다 료米田 良 분)는 산속 시골 카미노에 마을神のゑ町의 유일한 이발관인 ‘요시노이발관バーバー吉野’의 이발사 ‘요시노 아줌마’(모타이 마사코罇 真佐子 분)의 아들이다. 그런데 이 마을에는 소학교(小学校, 초등학교)에 다니는 모든 소년들에게 ‘요시노가리吉野ガリ’라고 부르는 바가지머리 헤어스타일을 고집하는 전통이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도쿄에서 온 전학생 사카가미 요스케坂上 洋介(이시다 호시石田 法嗣 분)가 전학을 온다. 그의 갈색의 멋진 헤어스타일이 마을 전체에 화제가 된다.



도쿄와 시골,
그리고 바가지머리 ‘요시노가리’


 영화 <요시노 이발관>을 보면서 주의 깊게 생각했던 부분은 바로 ‘공간’이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카미노에 마을神のゑ町’은 도저히 근원을 알 수 없는 모호한 전통 ‘요시노가리’를 고집하고, 울창한 숲과 산과 깨끗한 강물이 흐르는 자연 그대로이며, 그리고 이웃 간에 항상 인사를 나눌 정도로 마을사람들 모두가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지내는 곳이다. 그리고 카미노에 마을에 부여된 이러한 다양한 속성들은, 모두 ‘도쿄’와 대비되어 나타난다.

이러한 공간의 속성은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만든다. 일반적으로는 일본의 근대화와 산업화를 지시하는 ‘도쿄’에 대비되는, 전근대적인 가치를 포함하는 곳으로 카미노에 마을을 해석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혹은 자본에 침식되지 않은, 순수한 인간성의 공간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어떻게 공간을 이해하는가에 따라 도쿄에서 온 전학생이 뜨겁게 달군 소년들의 욕망, 바가지머리 ‘요시노가리’에서 탈피하고 싶다는 그 욕망들에 대한 해석도 달라진다. 시대에 뒤쳐진 낡은 관습이 될 수도 있고, ‘유행’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타인의 욕망에 휘둘리는 것을 거부하는 ‘문화 운동’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촌스럽다고만 여겨지던 바가지머리 ‘요시노가리’가 티브이를 통해 ‘프랑스에서 최신 유행하는 헤어스타일’이라는 기표를 덧입는 순간은, 감춰져 있던 영화의 주제의식이 잠시 드러나는 순간이다. 영화는 케이타와 소년들을 통해, 전통과 유행 중 어느 쪽이냐는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 케이타는 그저 엄마가 바가지머리의 원인이 되어 미움 받는 것이 싫었던 것이다. 전학생 사카가미군은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싶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서로에 대한 이해와 관용, 그리고 사랑이었던 것이다.






본 포스팅은 16회 서울환경영화제 공식 서포터즈로 활동하며, 소정의 물품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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