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리스본 '엘 꼬르떼 백화점' 먹고 쇼핑하기
포르투갈의 좋은 점 중의 하나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늘 푸르른 소나무처럼 그 자리를 잘 지켜준다는 느낌을 받아서 안심이 된다고나 할까? 물론 코로나 시기를 지났고 요즘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알파마 지구에 여행자 숙소가 많아지고 일부 가게들이 문을 닫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지만, 3년만의 리스본 역시 늘 그렇듯이 크게 변함이 없는 모습이었다.
올 초 리스본에 머물면서 내가 알던 곳들이 어떻게 변했는지 살펴보러 가는 일이 많았다. 그동안 리스본에 갈 때마다 계속 머물렀던 그라싸를 비롯해서 알파마 골목들, 호시우 광장, 벨렝지구까지. 그리고 어디에 가볼까 생각을 하다 한국에 돌아오기 직전 '엘 꼬르떼 백화점(El Corte Inglés)'에 들렀다. 이 근처에는 내가 좋아하는 굴벤키안 박물관도 있었기 때문에 박물관에 갈 겸 해서 다녀왔다. 여행 막바지였기 때문에 장을 볼 수도 없었고 꼭 사고 싶은 것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잘 있나 안부(?)를 묻고 싶어서 찾았더랬다. 엘 꼬르떼 백화점 식품관이나 판매하는 브랜드들은 크게 변한 것은 없었지만 7층에 먹고 쇼핑하기 좋은 곳이 생겼다. 'Gourmet Experience'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곳에는 리스본 레스토랑이나 유명 카페들이 들어와 있고, 와인바 그리고 식재료와 와인들이 즐비했다. 내가 알던 엘 꼬르떼 백화점의 모습이 아닌 것 같아 낯설었지만 먹고 구경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커피나 한 잔 해야지 하고 아무 생각 없이 올라갔던 그 곳에는 나의 지갑을 열리게 만드는 것들이 잔뜩 있었다. 에그타르트 유서깊은 맛집 'Alcoa'도 있고, 초코케이크로 유명한 'Landeau'도 들어와 있었다. 그 밖에 레스토랑들도 많이 들어와 있어서 식사를 하기에도 편리했다. 커피를 마시러 간 나는 둘다 포기할 수 없었기에 'Alcoa'에서 파스텔 드 나타를, 'Landeau'에서 초코케이크를 사서 오후 간식타임을 가졌다.
카페인과 당을 충전한 후 와인들과 식재료들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와인과 잘 어울리는 하몽이나 초리소 종류부터 지중해의 올리브유와 발사믹식초, 그리고 유명한 선물용 제품들도 많이 있었다. 포르투갈 쇼핑리스트에 항상 들어가 있는 meia-duzia 물감 잼도 보이고 정어리 통조림을 비롯한 통조림 종류, 다양한 종류의 초콜릿, 차들도 보였다. 제품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어서 보는 재미도, 고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았다. 쇼핑하다 지치면 와인바에 가서 마셔보고 싶었던 샴페인이나 와인도 한 잔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면 오후 시간 쯤은 금방 지나갈 것 같았다. 나는 여행의 막바지라 짐이 더 늘어나면 안되었기에 아이쇼핑만 하다가 돌아왔지만 조금 고급스러운 선물을 구매하거나 쇼핑하기에 좋아 보였다. 리스본 구시가지와는 다른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다면 한 번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