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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손님이 되고 싶은 카페

후쿠오카 히가시히에역 <Fake It Coffee>

by 미니고래


이번 후쿠오카 여행에서는 로컬 식당들을 찾아갔는데, 카페도 관광지에서는 떨어진 동네사람들이 갈 법한 곳을 찾아갔다. 일부러 찾아갔다기 보단 호텔 바로 옆에 있어서 갔는데, 커피 맛집이었던 케이스. 이 카페의 이름은 <Fake It Coffee>. 강변에 위치한 아주 작은 카페였다. 앉아서 마시기엔 가게 안에 벤치 하나밖에 없어서 주로 커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용도로 사용하는 것 같았다. 오픈시각이 11 시인줄 모르고 모닝커피를 마시러 갔는데, 카페 주인이 출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 다시 카페에 들러보기로 했다. 비가 오는 날, 그 카페로 다시 찾아갔을 땐 작은 가게에 생각보다 많은 손님들이 들고 나길 반복했다.



가게 벽에 붙어있는 메뉴판을 보고 가게 문을 들어서려는데, 이미 손님들이 많이 있어 밖에서 잠시 기다렸다 들어갔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주인장이 친절하게 인사를 해주었다. 오늘의 커피(500엔/HOT Only)를 주문했는데, 뜨거운 커피만 가능한데 괜찮냐고 확인해 주었다. 커피는 따뜻하게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 터라 당연히 괜찮다고 대답을 하고, 그 사이 자리가 난 벤치에 앉아 주문한 커피를 기다렸다. 그 사이 동네에 사는 듯한 단골손님들이 잇달아 들어왔고, 주인장은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은데 시간이 괜찮냐고 손님들에게 물어봤고 손님들은 괜찮다며 개의치 않고 가게 안에서 조용히 기다렸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낯선 외국땅에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어딘가 모르게 익숙한 기분이 들었다.



주인장은 혼자서 바삐 움직였다. 주문 들어온 원두를 분쇄하고 포장하고, 커피를 설명하기도 하면서. 손님들이 자리를 떠난 후 하리오 커피도구를 꺼내 내가 주문한 커피인 듯한 커피를 추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종이컵에 가게 이름인 Fake It Coffee 스탬프를 찍고, 추출된 커피를 넣어 나에게 건네주었다. 커피원두가 어떤 종류인지 물어보려고 했는데, 주인장이 먼저 온두라스 원두라고 말해주었다. 감사인사를 하고 가게 밖을 나서는 순간, 주인장은 기다리던 단골손님들을 뒤로하고 가게 밖까지 따라 나와 나에게 인사를 건넸다. 커피 맛은 주인장의 정성이 들어가서인지 아주 좋았다. 커피 맛도 좋았지만 주인장의 친절함과 가게의 따뜻한 분위기가 더해져 더 좋았던 카페였다. 나도 이 동네에 살았다면 이곳 단골손님이 되었겠다는 생각을 하며 비 오는 후쿠오카 거리로 다시 나왔다.




- Fake It Coffee

4 Chome-6-33 Higashihie, Hakata Ward, Fukuoka, 812-0007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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