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고려보쌈>
사무실에서 멀지 않은 곳에 보쌈이 맛있는 집이 있다고 해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한 번 가보기로 했다. 식당의 이름은 <고려보쌈>. 이곳 보쌈을 좋아하는 동료를 따라 간 식당 앞에는 12시가 되지 않은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건물 지하 1층에 위치하고 있어 계단을 따라 나도 맨 뒤에 줄을 섰다. 줄 서서 밥을 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줄이 빨리빨리 줄어서 금방 식당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자리를 안내받고 들어간 식당 내부는 밖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넓었다. 그리고 일하시는 분들의 손이 매우 빨라서 테이블 회전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어서 오랜 시간 기다리지 않아도 됐다. 역시 이 일대에서는 꽤나 유명한 보쌈집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테이블에 앉자마자 기본 반찬이 주문을 하기도 전에 깔리기 시작하니, 주문은 기본 반찬들이 깔릴 때 하면 된다. 기본 반찬은 쌈과 된장국, 그리고 4가지 정도의 밑반찬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점심메뉴로 이런저런 메뉴들도 많았지만 대부분 보쌈 정식(11,000원)을 먹고 있었다. (나도 첫 방문 이후 몇 번 더 가봤지만 보쌈 정식 이외에 메뉴를 먹어본 적은 없다.) 보쌈은 기름이 붙은 것, 살만 있는 것 중에 고를 수 있었는데 난 비계가 있는 것으로 선택했다. 비계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보쌈에 붙어있는 정도는 살코기를 부드럽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주문 후 잠시 기다리면 고기와 배추김치가 담긴 보쌈 접시가 나오는데, 양이 많다고 볼 수는 없지만 밥 한 공기에 거의 딱 맞는 양이었다. 그리고 개별 접시에 담겨 나오기 때문에 혼자 먹기에도 부담이 없다. 보쌈고기는 자고로 퍽퍽하거나 질기지 않고 부드러워야 하는데, 이곳 고기가 딱 그랬다. 젓가락으로도 금방 잘릴 정도 부드러웠다. 고기의 냄새도 나지 않고 같이 나온 김치도 많이 달지 않아 좋았다. 쌈에도 싸 먹고, 보쌈김치와도 먹고, 밑반찬과 국이랑도 먹고. 다양한 방법으로 식사를 즐길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사람이 많아 시끄럽고 여유 있는 식사는 불가능하지만 11,000원에 이 정도 퀄리티라면 만족스러웠다. 역시 사람이 많은 식당에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 고려보쌈
서울 중구 세종대로20길 23 원창빌딩 지하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