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코트를 가르며 너에게 가고 있어

일본 가마쿠라 <가마쿠라코코마에역>, <시치리가하마>, <이나무라가사키>

by 미니고래

저번 도쿄 여행 당시 꼭 가보자고 마음을 먹었지만 날씨가 따라주지 않는 바람에 포기했던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가마쿠라. 도쿄에서 약 1시간 거리에 있어서 도쿄 시민들이 당일치기 근교여행으로 많이 가기도 하는 여행지이다. 가마쿠라는 맑은 날에는 멀리 후지산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오래된 절과 신사들이 모여 있어서 일본의 옛 모습과 역사를 느끼기에도 좋은 곳이다. 꽤 유명한 관광지인만큼 가마쿠라 일대에서 가봐야 할 곳도 여럿인데, 그 중에서도 우리 세대에게 가장 유명한 곳은 단연 '가마쿠라코코마에(가마쿠라 고교 앞)'역이 아닐까 싶다. "뜨거운 코트를 가르며 너에게 가고 있어~"로 시작하는 애니메이션 <슬램덩크>의 오프닝 시퀀스에 나오는 유명한 장면, 전차가 지나가고 나서 윤슬이 반짝이는 바다를 배경으로 '채소연'이 웃으며 강백호에게 인사를 건네는 장면의 실제 배경이기 때문이다.


이번 가마쿠라 여행의 미션은 두 개였다. 하나는 '가마쿠라코코마에'역 앞 건널목에서 에노덴(江ノ電, 에노시마 전철)이 지나가는 모습 보기, 그리고 다른 하나는 후지산 보기. 가마쿠라역에 내려서 맥도날드에서 간단히 식사를 한 다음, 다시 에노덴을 타고 제일 먼저 가마쿠라코코마에 역으로 향했다. 가마쿠라역에서 가마쿠라코코마에역까지 요금은 260엔이다. 에노시마 선은 비자 카드 태그리스로 승하차가 가능해서 따로 일일권이나 승차권을 끊지 않고 이용했다. 에노덴을 타고 내리면서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닐 예정이라면 에노덴 1일권(800엔)을 끊는 편이 이득이겠지만, 우리의 미션은 비교적 단순했기 때문에 탈 때마다 비자 태그리스 카드로 찍고 다니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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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쿠라코코마에역에 내리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유명한 건널목 앞에는 아예 에노덴 사진을 찍는 전용 공터가 만들어져 있었다. 공터 주변으로는 교통 정리와 방문객 안전을 위해 상주하는 안내원도 있었다. 5분쯤 기다렸을까 에노덴이 지나갔고, 모인 사람들 모두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아주 많았는데 아마 다들 속으로는 <슬램덩크>의 오프닝곡을 흥얼거리지 않았을까 싶다. 애니메이션에 나왔던 구도보다는 훨씬 건널목 쪽에 붙어서 사진을 찍어야 했지만 그래도 이 장소에 와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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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갔던 날은 다행히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이어서 가마쿠라코코마에역에서부터 바닷가를 따라 걷기로 했다. 가마쿠라코코마에 역에서 시치리가하마역 쪽으로 걸어가다가 중간에 만난 세븐일레븐에서 따뜻한 라테 한 잔을 샀다. 그리고 길 건너 해변에 있는 주차장으로 가서 후지산을 멀리 바라보며 망중한을 즐겼다. 바람은 조금 불었지만 맑은 날씨 덕분에 아주 선명한 후지산을 볼 수 있었다. 시치리가하마에서 조금 쉬었다가 또 다른 후지산 뷰포인트인 이나무라가사키 쪽으로 걸어서 다시 후지산을 보고 가마쿠라역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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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쿠라에서 목표했던 미션 두 개를 모두 완수하자 지쳐 버렸다. 그래서 유명한 절이나 신사는 거의 보지 못했다. 하지만 다음에 또 가보면 되니까 이번에는 이쯤에서 도쿄로 돌아가기로 했다. 다음에는 이쪽에서 숙박을 하며 가마쿠라 구석구석을 느긋하게 둘러봐도 좋을 것 같다.




- 가마쿠라코코마에역(鎌倉高校前駅)

1-chōme-1 Koshigoe, Kamakura, Kanagawa 248-0033 일본


- 세븐일레븐 시치리가하마점(セブン-イレブン 鎌倉七里ガ浜店)

2 Chome-2-5 Shichirigahamahigashi, Kamakura, Kanagawa 248-0025 일본


- 이나무라가사키 곶(稲村ヶ崎)

2 Chome-6-19 Inamuragasaki, Kamakura, Kanagawa 248-0024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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