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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힐 Jun 15. 2020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 2 : 현실 먹방의 식샤

식샤를 합시다2/박준화,최규식 연출/임수미 극본

식샤를 합시다 시즌 1,3은 정주행 하지 못했다. <식샤를 합시다 2>는 두 번이나 정주행. 요새 옛날에 봤던 영화, 드라마를 다시 보는 습관이 생겼다. 맨 처음에는 어느 정도 (나의 기준으로) 입증된 작품을 다시 편안한 마음으로  보는 차원에서 재시청을 시작했는데... 다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전에 느꼈던 것과는 또 다른 것이 느껴진다. 그리고 내가 왜 이 작품을 좋아했는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한결같은 나의 취향이란... 후후후)
<식샤를 합시다 2>는 시즌1과 동일하게 1인 가구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사연 속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스토리와 먹방으로 구성된 드라마. 먹방 보는 재미가 크다. 임신 중 입덧의 시기에 시청했기에 대리만족도 있었다.

서현진의 짠한 연기
서현진 연기를 매우 좋아하는 1인으로써 '오해영' 전 <식샤를 합시다 2>의 '백수지'가 있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오해영은 백수지에서 나왔다. 그 정도로 비슷한 결을 갖고 있는 캐릭터다. 워낙 서현진이 시트콤 연기나 짠한 연기를 잘하긴 하지만 찌질한 감정 표현, 서럽고 억울한 감정 표현을 정말 잘한다. 진정성 있는 서러움과 짠함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그런 캐릭터의 아쉬운 점은 소극적이고 의존적인 성향이 강하다. '좋은 남자'라는 대상을 향한 성취욕은 대단히 적극적이고... 자기 스스로의 주체성은 소극적이다. 스스로 빛나려 하기보단 다른 이를 의존해 삶의 돌파를 이루려 한다. 하지만 어떤 면에선 굉장히 솔직하다. 가난하고 평범한 여자는 열심히 살아왔고, 수많은 방법 중 '좋은 남자'를 만나 삶의 변화를 추구하려는 것일 뿐이다. '백수지'캐릭터는 자신의 결핍에 대한 상황을 솔직하고, 재밌게, 호소력 있게 잘 전달한다. 정말 그녀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짠해짐.

대리만족 먹방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지만 못 먹는 슬픈 현실. 입덧이 심해서 먹고 토하고 먹고 토하는 이 시간. <식샤를 합시다 2>를 보며 대리만족을 느꼈다. 서현진은 정말 맛있고 예쁘게 먹는다! 어떻게 먹어야 맛있게 보이는지 아는 사람!!! 먹고 나서의 그 리액션과 표정도 일품! 윤두준도 잘 먹긴 하지만 서현진에 비해선 하수. <식샤를 합시다 2>에서 정말 많은 요리가 나오는데 몇 가지 요리는 정말 당장 주문해서 먹어보고 싶기도 했다. 먹는 즐거움을 시각, 청각으로 느낀 대리만족의 시간이었다.

1인 가구와 공동체
1인 가구가 정말 많아졌다. 1인 음식점, 1인 배달도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으니... <식샤를 합시다 2> 등장인물들도 다 1인 가구이다. 그래서 더 외롭고, 배고픈 사람들. 하지만 관계망이 형성되고 공동체가 만들어지면서 이야기는 풍성해지고, 다양한 이해관계와 사건, 사고가 발생된다. 혼자지만 이웃이 필요하고, 사랑하는 이가 필요함을 알게 된다. 혼자 먹는 것보다 이웃과 함께 식사하는 것이 더 즐겁다. 홀로 있지만 혼자만은 살아갈 수 없는 우리네 인생. 그래서 실제 삶도 드라마에서도 공동체가 존재할 수밖에 없나 보다.

상처가 만든 고립
여주인공은 어렸을 적 상처로 인해 히키코모리처럼 지내다가 어찌저찌 소설가가 되어 현직은 프리랜서 작가가 된 인물이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 작품에서는 이런 고립된 여자나 남자가 많다. 나도 모르게 공감하거나 감정이입을 해서일까. 그들이 친근하고 편하다. 더 이상 상처 받기 싫어 고립을 선택한 주인공들. 그 안에서 삶을 개척해나가고 끝내 해피엔딩의 삶을 취한 인물들. 작고 고립된 공간에서 세상 밖으로, 아니 꼭 밖으로 나오지 않더라도 이전보다 행복해진 주인공의 모습에 안도한다. <식사를 합시다 2> 여주인공도 자신의 정체성과 사랑을 찾으며 해피엔딩으로 극이 마무리된다.




우리 인생이 짠하고, 혼자라 느껴지고 여전히 상처가 발목을 붙잡지만 충분히 건강하고 맛있게 살 여지가 있다고 본다. 한걸음 한걸음 내딛다 보면 어느 순간 해피엔딩으로 극이 마무리될 수도... 나의 삶을, 그대의 삶을 조용히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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