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핼러윈 나례축제
이른 새벽 아이는 눈을 떴다.
오늘은 아이가 가장 기다리던 축제의 날이었기 때문에, 피곤한 기색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일어날 수 있었다.
아침을 먹고, 평소였다면 절대 돕지 않았을 집안일을 돕기 시작했다. 아버지께서 손보시던 낡은 기둥과 마루를 열심히 닦았고, 평소라면 더러워서 가기 싫어했던, 가축우리에 들어가 깨끗하게 청소를 했다. 오늘은 이 모든 일들이 즐겁게만 느껴졌다.
꽤나 열심히 도왔건만, 아이가 기다리는 저녁은 아직 오지 않았다.
"빨리 저녁이 왔으면 좋겠는데..." 아이의 바람과는 달리 시간은 느리게 흐르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지겹게만 느껴지던 시간은 조금씩 흘러갔고, 드디어 해가 지고 있었다.
평소의 마을 분위기와는 다르게, 마을 곳곳이 환하게 밝혀지고, 북소리와 방울소리가 흥겹게 울려 퍼졌으며, 사람들은 괴상한 가면을 쓰고 문지방을 두드리며 외쳤다.
"매귀를 쫓아내자.!"
아이도 서둘러 전날 준비해 둔 폭죽과 이날을 위해 정성스레 만든 방상시탈을 쓰고, 마을로 달려 나갔다. 마을의 모든 아이들이 한 곳에 모였다. 괴물 흉내를 내고, 폭죽을 터뜨리며 신나게 축제를 즐기기 시작했다. 마을은 웃음소리와 함성소리로 가득했고, 축제의 열기는 점점 무르익어갔다.
한참을 신나게 뛰어놀던 아이는 잠시 탈을 벗고,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며 소리쳤다.
"이거지!!, 이게 바로 내가 기다리던 나례축제야!"
안녕하세요. 조선시대 소소한 일상을 일러스트와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미니쭌 입니다.
오늘은 첫 시간으로 조선시대 핼로윈 축제 "나례' 에 관한 이야기로 작업을 해봤습니다. 핼러윈의 기원인 고대 켈트족의 서우인 축제는 한해의 마지막날 죽은 자와 산 자의 경계가 흐려진다는 믿음에서 시작되었고, 사람들은 이날 나쁜 영혼을 쫓기 위해, 동물 가죽을 걸치고 귀신처럼 분장을 했다고 합니다. 조선시대 나례 역시 음력으로 한해의 마지막날을 맞이하여, 잡귀를 몰아내고, 새해를 정화하는 의식을 치렀습니다.
궁중과 민간에서 모두 행해진 이 나례축제 날에는, 집의 헌 곳들을 재 정비하고, 집안뿐만 아니라 가축우리까지 깨끗하게 청소를 합니다. 그리고 자정이 되면, 불을 피우고 폭죽을 터트리며, 묵은 해의 잡귀들을 몰아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축제를 벌이게 됩니다.
이 작품 속 소년은 잡귀를 몰아내기 위한 방상시 탈을 한 손에, 또 다른 손에는 마법봉 같은 느낌의 나무 막대기를 들고 있고, 호박에 폭죽을 꽃아 축제를 준비하는 모습으로 묘사를 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