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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멀 사남매맘 Nov 25. 2024

진짜 그 물건만 사면 편해질까?

필요인지 욕심인지 구분하기

요즘 SNS를 보다 보면 하나 걸러 하나가 제품을 설명하고 물건을 사라고 하는 것이다.

‘마음만은 미니멀리스트’인 나를 유혹하는 듯하다.

오늘도 홀린 듯 2개나 ‘구매하기’ 버튼 눌렀더랬다.

가격을 보고 잠시 멈춘 뒤, ’이게 정말 나에게 필요한 물건일까?‘ 생각해 봤다.

깊이 생각해 보니 역시나 나에게 필요한 물건이 아니었다.

‘남들 다 있으니까 나도 하나쯤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 저거 있으면 진짜 편하겠는데?‘라는 마음으로 사려고 했던 것이다.



겨울이 다가오니 전기매트를 사야 할 것 같았다.

이번 겨울 한파가 예상된다고 하니 가스요금 걱정이 되었다. 하루 종일 사용해도 월 3,000원 정도면 된다는 탄소매트를 살지 말지 몇 달 전부터 고민했다.

그 제품은 유독 여러 곳에서 공동구매를 해서 그때마다 유혹에 흔들렸다.  

’ 내 거만 싱글로 사면될까?‘ , ’ 4남매 꺼는?‘, ‘남편은?’..

어차피 보일러는 집 안 전체에 틀어야 한다.

‘그래. 맞네. 나만 아낀다고 해서 절약되는 게 아니네.’

‘어차피. 사도 보일러 틀어야 하는 건 똑같네.’

자세히 내 마음을 들여다보니 나의 욕심이었다.

우리 집에는 난방텐트가 두 개나 있다.

솔직히 펴놓기 귀찮아서 작년 겨울에 남편방에만 펴놓고 하나는 꺼내지도 않았다.


미니멀라이프 실천하니까 환경을 생각해서 비닐봉지 사용을 자제하고 실리콘 지퍼백 하나쯤 있어야 할 것 같았다.

실리콘 지퍼백을 사서 식재료를 담아놓을 생각을 하니 관리할 일이 귀찮을 것 같았다.

가지고 있는 유리반찬통에 잘 담아뒀다가 금방 먹으면 되니까 사지 말자.

식재료를 오래 보관할 일도 가급적 만들지 않기로 다짐해 봤다.


몇 달 전에 정리가 힘든 SNS 친구분들께 찾아가 물건을 비우고 정리해 주는 일을 했다.

그때 느꼈던 감정들을 다시 꺼내보았다.

SNS를 보고 수납 잘해보겠다며 사놓은 수납용품들은 한쪽 베란다에 켜켜이 쌓여있었다.

새 상품들은 열지도 않은 채 박스째로 먼지가 덮여있었다.

왜 이렇게 많이 사셨냐고 물어봤더니 ” ‘그 물건이 있으면 정리를 잘하게 될 줄 알아서’, ‘주방용품에 관심이 많아서’ 사놓았는 데 사용 못했다. “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잘 정돈되어 있는 집의 수납용품을 우리 집에 들인다고 해서 우리 집이 그 집처럼 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몇 년 동안 자신의 집을 가꾸는 일을 꾸준히 해왔다.

불필요한 물건들을 많이 비워냈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더 예쁘고 편리한 수납용품들을 들이며 노력했다.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우리 집도 저렇게 되면 좋겠다.‘ 는 마음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마음은 알겠다.

현실은 그 물건들이 우리 집에 와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딱 3일만 고민해 보면 정답은 우리 안에 있다.

담아놓은 물건이 있으면 정말 편해질지? 아니면 더 불편해질지?

욕심인지? 필요인지!


물건이 많으면 많을수록 정리해야 할 것이 많아진다.

최근에 사용하지 않는 주방 용품과 다시 읽지 않는 책을 비워냈다.

비워내니 주방 하부장에 공간이 생겼고, 주방용품 꺼낼 때마다 번거로웠던 동선이 깔끔해졌다.

책장에 못 넣어 책상 위에 올려둔 책을 책장에 꽂을 수 있었다.

나눔 이벤트를 열어 읽고 싶으신 분들께 15권 보내드렸는데 마음도 풍성해지고 책장은 가벼워졌다.

내게 더 이상 필요 없어진 물건들이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이제 다시 책장에서 책이 넘쳐나게끔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 역시 내 욕심인 걸 알았기 때문이다.

책은 읽힐 때 비로소 역할을 다하는 것이고, 읽었던 책에서 실천할 것들을 하나씩만 실행해도 그 책은 나에게 큰 도움을 준 것이다.

다른 주인을 만나서 내게 준 도움을 주길 바라본다.

물건 구매할 때 깊은 곳에 있는 ‘마음의 소리’에 집중해보려 한다.

욕심으로 채워진 공간 말고 꼭 필요한 물건만 가지고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곳에서 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매일 조금씩 부단히 노력할 것이다.

물건 말고 나와 가족이 주인 되는 공간을 만들어가기 위해 오늘도 유혹을 잘 분별해 낸 스스로를 칭찬해 본다.



출처 : 네이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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