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일에 집중하기 위해 가지치기하려 한다.
미니멀라이프 3년 차.
미니멀라이프를 하며 여러 가지 활동들을 시작했다.
넷째 낳고 찾아온 코로나 후유증으로 인한 산후우울증과 무기력증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들을 했다.
실천 기록들을 쌓아가기 위해 인스타 계정을 새로 개설했다.
매일 하루 한 곳씩 비우고 정리한 것들을 동영상을 만들고 글을 써 올리며 기록했다.
매일 10분 운동을 인증하며 작년부터는 달리기에 도전했다.
4남매 낳고 횡단보도도 달리지 못하던 나였다.
3Km 생명 걷기 축제를 시작으로, 4.2Km 장애인 인식 개선 마라톤, 올해는 8.15Km 기부마라톤에 참여해 봤다.
영상편집을 배워 영상을 만들고 유튜브채널도 개설해서 매주 한 편의 동영상도 만들었다.
소소한 기록들을 영상으로 남기는 과정이라 생각하며 즐기며 했다. 두 달 전에 목 디스크 판정받아서 롱폼은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해서 잠시 쉬는 중이다.
인생 첫 독서모임에도 참여해서 함께 하는 분들과 쓴 글들을 모아 문집도 몇 권 발행했다.
브런치 작가에 도전해 6수 만에 합격했고 매주 한 편의 글을 연재했다.
블로그에 일상 기록들도 남겼다.
매일 10분 독서를 인증하며 독서하는 습관도 생겼다.
‘정리축제’라는 이름으로 비움정리 챌린지를 25기까지 운영하고 있다.
’ 찾아가는 정리축제‘라는 정리수납서비스를 진행하며 정리가 힘든 엄마들을 찾아가 도우며 소소한 수익을 내기도 했다.
4남매가 등교, 등원하고 집에 없는 시간에 이 일들을 하다 보니 정작 중요한 일에는 시간을 쏟지 못하는 걸 알게 되었다.
저녁 준비도 간단히 차려내기에만 급급했고, 아이들이 와도 여러 SNS 활동들을 하려고 아이들과 눈 마주치는 시간이 줄었다.
그렇다고 큰 성과를 이루거나 많은 돈을 버는 것은 아니다.
다른 유튜브 채널들에 출연해보기도 했다.
아주 가끔 고구마 공구도 하고 유튜브 수익금을 받는다.
최근에는 독서모임도 운영해서 미니멀라이프 관련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다.
미니멀라이프 관련 책을 쓰고 싶은 마음에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며 산후우울증과 무기력은 나에게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이제는 도전을 즐기며 하는 사람이 되었다.
집을 정리하는 것으로 인해 내 공간을 통제할 수 있게 되어 자신감도 부쩍 생겼다.
최근에 이 모든 활동들을 객관적으로 보니 다 부질없게 느껴졌다.
아이들과 눈 마주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했다.
집에 여백이 생기고 여유 시간이 생겨서 아이들과 수요예배를 함께 드리고 저녁 시간에 공부도 봐줄 수 있게 되었다.
여러 활동들을 하며 마음이 바빠지니 가정에 집중하지 못하고 하루 종일 핸드폰을 듣고 있는 나의 모습을 제 3자의 입장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반주말부부로 지내고 있는 남편의 하루 쉬는 날에도 같이 있는 시간에 카페 가서 대화보다는 내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즐겁게 하는 일들이라 꾸준히 할 수 있었는데 요즘 예배 드릴 때마다 마음에 찔림이 있었다.
이번 주에는 기도하는데 아이들이 영적으로 영양실조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이 없었던 것, 남편과 가족, 지인들과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 큰 찔림으로 다가왔다.
이제는 하고 있는 많은 일들을 조금 더 미니멀하게 하고 영원한 것, 가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싶어졌다.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가치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하고 싶다는 얘기다.
한 시간 기도하고, 한 시간 말씀 읽는 것을 오전 루틴에 넣었다.
아이들 낳기 전에는 한 시간 기도는 습관적으로 해왔는데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지만 하루 5분 기도도 힘들게 했다.
엄마가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 그 당연한 일조차 하지 않았던 것을 회개했다.
미니멀라이프는 불필요한 물건들을 비워내고 중요한 것에 집중하기 위해 하는 것인데,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일에 시간을 쏟지 못했다.
다양한 활동들을 하며 아이들이 말 시킬 때 ‘잠깐만, 엄마 이거 하고~’라고 귀찮다는 듯이 대했던 것을 반성했다.
어느 날은 5살 막내가 일어나자마자 나에게 핸드폰을 가져다주었다.
그날 ’ 이건 정말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엄마가 되어 나를 잃고 아이들에게만 집중하며 나는 없어진 것 같았는데 무언가를 즐기며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 기뻤다.
소소한 수입을 낼 수 있게 된 것 또한 행복했다.
엄마가 행복하면 아이들도 행복해질 줄 알았다.
그런데 엄마가 행복해 보이기보다는 바빠 보였던 건 아닐까 싶다.
아이들의 목소리를 듣기보다 SNS의 글들을 읽어 내려가기에 바빴다.
이제는 밸런스를 맞춰가며 아이들도 함께 행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일들을 가지치기해야겠다.
아이들이 오면 폰을 내려놓고 아이들의 목소리에 집중해야겠다.
함께 말씀을 읽고 하루에 있던 일들 중 감사한 일이 무엇이었는지 나누는 시간을 갖으려 한다.
나라가 혼란스러운 요즘인데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나라를 위한 기도도 함께 열심히 해야겠다.
미니멀라이프가 목적이 되지 않게, 수단으로 잘 활용하고 싶다.
많이 벌여놓은 일들을 가지치기하며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에 아이들에게 집중하며, 가장 중요한 일들을 우선순위에 두고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