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에 아이들과 여유롭고 싶다면
작년에도 그랬는데 올해도 역시 조기 방학이 시작되었다. 아이들의 방학 전에 12월을 제대로 즐겨보려 했는데 오히려 더 빨리 맞이하게 되었다.
아이가 많으면 한 명이 독감이나 코로나에 걸리면 결국 모두 전염된다.
둘째의 열이 잡히지 않아 검사해 보니 독감이었다. 격리를 위해 안방을 내어주었다.
계속 같이 지냈는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었지만 격리시켰다.
다행히 아무도 옮지 않고 지나갔다. 3,4째는 독감예방접종을 해서인가? 옮지 않은 게 오히려 어색했다.
막내는 폐렴이었는데 입원 없이 약물치료로 나아져서 참 감사했다.
이틀 등원하고 3,4째 어린이집 겨울방학을 시작으로 아이들 방학이 시작되었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미니멀라이프’가 절실하다.
정리해야 할 물건이 적어야 아이들과 생활하기 편하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비워낼 물건이 있는지 둘러보았다.
어린이집에서 전시회 하고 받아 온 작품들을 비워야 하는데 3,4째가 함께 있어 못 비웠다.
아이들에게 잘 설명해 주고 사진 찍고 비워내야 하는데 5,6살 아이들에게는 통하지 않을 것 같다.
9,11살 아이들은 학교에서 가져온 작품들은 사진 찍고 비우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린이집 방학 때의 비움은 아이들 물건보다는 내 물건 위주로 하기로 했다.
비움은 둘째치고 일단 일주일치 장 봐왔던 식재료들을 씻어서 소분해 놓았다. 바나나도 할인하길래 많이 사서 얼려두었고 냉동딸기도 사서 보관해 두었다. 간식으로 딸기바나나주스를 해주려 한다.
사과, 고구마 한 박스씩과 땅콩버터도 주문해 놓았다. 든든하다.
불필요한 물건들은 비워내고 냉장고는 넉넉히 채워놓아야 하는 방학이다.
버려지는 식재료가 없도록 식단을 적어놓아야 한다.
냉장고 속에 있는 재료들을 적어두고 메뉴를 정한다.
모자란 식재료는 없으면 없는 대로 그냥 만들어 먹는다.
식기 사용도 최소한으로 하며 한 그릇 음식 등으로 차려낸다.
집에 하루 종일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따로 또 같이‘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더 빨리 움직인다. 오전 집돌보기 시간을 가졌다.
청소기 돌리고 설거지하고 조금 지나니 점심을 먹을 시간이 되어 점심을 준비해서 먹였다.
점심 먹고 바로 식탁을 정리했다. 그 이후에 식탁에서 활동을 하기 위해 빠르게 정리한다.
“공부시간이야. 같이 한글 떼기 책 펴고 공부할까? “
6살 셋째가 5살 막내에게 한 말이다.
제법 형노릇을 하려고 한다.
아이들은 글자 공부를 하고 옆에서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책을 읽었다.
조금 지나니 학교 마치고 온 1,2째의 간식을 챙겨줘야 했다. ”바나나 먹어. 고구마도 있으니 먹어. “
3,4째는 놀고 1,2째의 해야 할 일들을 하게 했다.
“할 일 하고 놀자. “
‘빨리 해놓고 놀면 얼마나 좋게요?’
아이들이 모르는 걸 물어보면 가르쳐주고 나니 몇 분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저녁식사를 준비해야 했다.
저녁을 간단히 준비해서 먹였다.
오늘은 셋째가 서비스가 좋았다.
한 살 차이 나는 막내를 씻겨준다고 했다.
귀여워라. 애기가 애기를 씻겨준다고 하는 상황이 웃기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했다.
다 씻고 나오더니 수건으로 물기도 닦아줬다.
저녁 먹은 것도 빨리 정리하고 주방마감을 했다.
아이들과 함께 말씀 묵상하고 책 읽어주고 재웠다.
아이들이 다 잠든 시간 나만의 시간을 가졌다.
적어놓고 보니 뭔가 여유로운 것 같다?
정리해야 할 물건이 적어 집안일 시간이 줄고 아이들을 봐줄 수 있게 되었다. 식단표를 작성해두어 ‘오늘 또 뭘 먹지?’ 고민하지 않게 되었다.
방학만 되면 한숨 쉬고 정신없이 어지럽혀진 집에서 힘든 엄마들에게 미니멀라이프를 소개시켜 주고 싶다.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
하루에 딱 15분씩만 불필요한 물건을 찾아 비우고 정리하기를 반복해보자.
지금보다는 여유로운 방학 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4남매와 함께 미니멀라이프 3년째인 내가 증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