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은 주 2회 4남매맘 집밥 단상
긴 겨울 방학 이제 한 달 더 지났고 2월 중순을 향해 가고 있다.
그나마 감사한 것은 4남매 중 1,둘째는 12월 말부터 방학이지만 어린이집은 2주 방학하고 다시 개학했다.
아, 셋째 졸업식 이후에는 또 방학이다.
방학을 늘 두려워하며 지냈다.
내 배 아파 낳은 자식들인데 왜 그렇게 같이 있는 시간을 힘겨워하는 건지.. 넷을 낳아도 참 모성애가 부족한 엄마다.
그나마 이번 방학은 조금 빠르게 지나가도 있다고 느껴진다.
다른 방학 때와 다르게 남편 쉬는 날 근처에 집안일이 힘든 엄마를 도우러 가서 용돈벌이를 했다.
둘째 임신하며 입덧하고 있는 엄마네인데 집은 넓고 장난감은 거실을 장악하고 있어 많이 힘겨워했다.
짧은 시간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다.
일주일에 한 번은 셋째 친구 태국엄마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드렸다.
나도 타국에서 살아봐서 언어가 안 되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기에 조금이나마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용기를 내어 먼저 다가갔고 다행히 배우고 싶다고 해줘서 고마웠다.
태국 엄마가 번역기에 써서 ‘큰 은혜를 입었다’고 전해주는 말을 들었다.
저번에 고명환 작가님 책 읽으면서 ‘기여’ 하는 삶에 대해 와닿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의 기여를 하는
삶을 사니 기분도 좋고 보람된다.
아이들이 조금 커서 여느 때와 다른 방학을 보내고 있음에 감사하다.
그렇다고 아이들을 방치하는 건 아니고 아이들과도 시간을 알차게 보내려고 나름 애쓰고 있다.
옆에서 딸이 글 쓰고 있는 걸 지켜봐서 조심스럽다. ㅋㅋ
아이들 방과 후 수업이나 육상부 훈련 일정 없는 날 매주 한 번은 놀러 가려고 하고 있다.
도서관 투어도 하고 국립중앙박물관도 가보고 과천 스케이트장도 가고 지금은 한강 눈썰매장 가는 중이다.
긴 겨울 방학 지치지 않고 보낼 수 있는데 큰 일조를 한 것은 미니멀한 식사를 준비해서이다.
4남매 아빠는 주말에 더 바쁜 직업군이라 12년 넘게 독점육아 중이다.
평일에도 저녁 5시 반에서 8시까지 쉬다가 다시 갔다가 자정이 다 되어 오는데 그 마저도 못 오는 날도 있다.
그나마 6개월 전에 이사 와서 주말부부생활 마친 것에 감사하다.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씻기고 4남매 독점육아 하며
지치지 않고 집밥을 할 수 있는 건 미니멀라이프를 통해 먹는 것에 대한 관점이 바뀌어서이다.
한 끼의 식사를 거창하게 준비하기보다는 최대한 에너지와 체력을 아껴야 아이들과의 시간을 쓸 수 있기에 아~~ 주 간단하게 준비한다.
친구네가 와도 같이 있는 재료 안에서 뚝딱뚝딱 만들어서 먹는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하나씩만 챙기면 되지~ 뭐~‘이런 마음으로 ‘플레이팅이고 뭐고’ 워낙 미적 감각도
없기에..
그릇에 마음만 정성껏 담아낸다.
아이들의 최고의 밥맛은 굶주린 배가 아닐까 싶다.
태권도 다녀오면 7시가 다 되어서 요즘 저녁은 게 눈 감추듯 먹어치운다.
표현을 잘하는 둘째 딸은 “맛있어 행복해” 하면서 먹어준다.
그럴 때마다 너무 부족한 요리에 부끄럽지만 사랑스럽게 얘기해 주는 딸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어떤 메뉴든 한 그릇 뚝딱하니 식사 준비에 대한 부담이 줄었다.
설거지거리도 줄어 시간도 아낄 수 있고 생활비도 아끼고 더 건강한 음식으로 채워줄 수 있고 얼마나 좋은가?
6시 55분에도 먹기 시작해도 7시 40분이면 주방 마감이 가능하다.
여러모로 미니멀라이프 덕에 단단한 엄마로서 커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미니멀을 알기 전에 방학만 되면 힘들었기 때문이다.
오늘도 힘들다고 방학 너무 길다고 엄마도 쉬자며~
나에게 주는 보상이라며 배달앱 키고 싶은 유혹 뿌리치고 간단하고 따뜻한 집밥으로 채워가 보려 한다.
아, 오늘은 한강 눈썰매장 가니까 점심은 그동안 첫째가 노래 부르던 한강 라면을 좀 먹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