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남매맘 남의 집, 정리, 청소하며 한 주 시작해요.
두 달째 월요일 오전을 남의 집, 청소와 정리로 하고 있다.
남편이 유일하게 쉬는 날인데 방학에는 남편 쉬는 날만 확실하게 일하러 갈 수 있을 것 같아서이다.
직업 특성상 주말에 더 바쁘고 저녁에도 잠깐 쉬고 자정 넘어서야 와서 4남매를 거의 혼자 돌보고 있다.
남편한테 온전하게 4남매를 돌보는 시간을 주고 싶기도 했다.
졸업식과 수료식을 마친 셋째, 넷째도 이번 주 방학이라 아빠에게 맡기고 일하러 갔다.
거의 두 달을 아이들과 하루도 떨어지지 않고 함께 보내고 있기에 귀가 조용한 시간을 갖고 싶기도 했다.
무엇보다 나에게도 뭔가 할 일이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몸을 움직인다.
이렇게라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우리 집 돌보기도 벅찰 때도 있지만 나보다 더 집안일이 어려워 힘들어하는 엄마들을 찾아가서 정리, 청소해 주고 오면 너무 뿌듯하다.
미니멀라이프를 하기 전의 나의 모습과 너무나 오버랩이 된다.
늘 집안의 가득한 물건들을 치우고 또 정리하고 아이들 재우고까지 장난감 정리하느라 바빴던 나의 모습 말이다.
아이를 넷이나 낳고서야 미니멀라이프라는 것을 실천하며 살게 되었다.
정말 누구보다 절실했기 때문이다.
물건에 치여 사는 삶이 아니라 온전히 나를 돌보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나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돌봐주고 싶었다.
아이들과 눈 마주치는 시간조차 갖지 못하고 밀린 집안일에 허덕이던 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미니멀라이프를 한 지 5년.
많은 변화들이 있었는데 그중에 아이들의 변화를 보자면 집안일을 아이들과 분담할 수 있게 되었다.
일어나자마자 이불 개고 밥 먹고 나서 그릇을 싱크대에 갖다 놓고 요즘에는 첫째, 둘째에게 설거지도 조금씩 시켜보고 있다.
음식 준비할 때 계란 프라이나 음식 타지 않게 뒤집어 달라는 요청도 한다.
식기세척기에 그릇을 넣고 돌려달라고 하기도 한다.
청소기를 밀어달라고도 하고 건조기에 있는 옷을 빼와서 같이 접자고 한다.
아이들은 모래시계를 가져와서 ”이거 다 떨어지기 전까지 끝내버리자 “라고 하며 게임하듯 옷 정리를 한다.
각자 책상 위가 지저분해지면 가끔 알아서 “왜 이렇게 더러워졌지?” 하며 정리할 때도 있다.
그럴 때면 가끔 놀라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다.
조금씩 정리 습관이 잡혀 가는 모습을 보면 평소에 내가 어떻게 생활해 왔는지가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아이들도 나의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따라 하고 있는 거라 믿는다.
그리고 아이들을 믿고 맡겨주니까 조금씩 잘하게 되는 것 같다.
아직도 성에 안 차지만 혼자 하기보다는 같이 하려고 나름 노력하고 있다.
정리와 청소 해드러 가는 고객님들 댁은 많은 물건들을 소유하고 있는 분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요즘 정기적으로 가고 있는 집은 40평대의 집인데 거실 3면이 아이의 책과 장난감으로 둘러져있다.
그나마 매트 위에는 미끄럼틀과 장난감 자동차만 있다.
둘째를 임신한 상태여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가보면 늘 장난감과 책과 옷 등이 거실과 방, 침대 위를 뒤덮고 있다.
그래도 내가 여태 가본 아이 있는 집 중에는 넓고 깨끗한 편이다.
집도 넓고 아이 물건도 많고 해야 할 집안일이 얼마나 많을지.. 얼마나 힘들지 그 느낌을 그 누구보다 잘 안다.
오늘은 허리까지 다쳐서 병원 다녀온다고 하셨다.
배도 자주 뭉치는데 해야 할 일이 많아서 버겁다고 했다.
진짜 진짜 그 마음 공감한다.
셋째 애기 때 중국에서 35평 집에 살았다.
물건이 어찌나 많은지 물건 치우다가 하루가 끝나는 줄 알았고 청소 한 번 시작하면 몇 시간씩 걸려서 참 힘들었다.
코로나가 시작되어 도망치듯 나와서 아이들과 나는 한 국에 남았고 남편과 떨어져 6개월을 지냈다.
한국에서 지내던 집에 머물렀다.
14평 집이었다. 방 2개 거실하나 화장실 하나.
물건도 다 중국에 가져가서 많이 남아있지 않았다.
그때 물건이 없는데 편한 걸 알았다.
넷째를 임신한 상태였는데 혼자 아이 셋을 가정보육해야 했다.
친정 찬스로 부모님의 사업장에 있는 기숙사에서 2개월 정도 지내게 되었다.
넓은 기숙사였는데 또 거기에 맞게 물건들을 하나둘 채우고 있었다.
우리 집도 아닌데 아이들 전면 책장도 들이고 책도 나눔 받아오고 미끄럼틀까지 들여뒀다.
옥상에서 아이들 수영시켜주겠다며 큰 인덱스 수영장도 사서 놀게 해 줬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을까 싶다.
아이들은 즐거워했고 나도 즐거운 줄 알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물을 받고 정리했던 기억이 그다지 즐거웠던 것 같지는 않다.
배는 자꾸 뭉치는데 아이들이 치우지 못하고 잠들어서 물건들 정리하느라 또 애를 쓰고 있는 내 모습을 봤다.
내가 들여오고 내가 고생하고 ‘사서 고생한다’는 표현이 딱이었다.
그렇게 젊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기 전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지금의 삶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
방학이어도 집안일은 정해놓은 시간에만 하고 아이들과 함께 박물관, 도서관, 근처 나들이도 간다.
‘꿈방’이라고 이름 지어놓은 작은 방에서 함께 공부도 하고 말씀도 읽고 각자 할 일을 한다.
저녁 먹고 주방마감시간도 정해놓고 그 이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아이들 재우고 나서 나의 할 일을 하거나 독서모임, 글쓰기 모임을 한다.
가끔 이렇게 글도 쓰고 수요일, 금요일에는 아이들과 함께 예배도 드리러 간다.
집안일이 너무 고단한 미니멀라이프를 모르는 엄마들에게 정말 알려주고 싶다.
집에 물건이 적을수록 엄마가 편안해지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아이가 많을수록 미니멀라이프!!
집에서 그만 치우고 쉬고 싶으면 미니멀라이프!!
나와 가족을 돌보고 싶다면 미니멀라이프!!
집안일이 힘들다면 미니멀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