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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멀 사남매맘 Mar 28. 2023

6인 가족 장롱 이야기

사계절 옷 40벌로 살아가는 4남매 엄마

드디어 장롱 안 옷정리를 했다. 그동안 너무 많은 곳에서 옷을 물려받고 선물 받았는데 그때그때 비워내지 못해서 옷장이 포화상태였다.  3주간 함께 청소하고 살림 잘했다고 칭찬해 주는 모임에 참여해서 한 구역씩 청소하고 인증했는데 마침 옷장정리하는 날이었다.

이런 모임에 참여하면 매일 하는 살림을 재미있게 할 수 있고 함께하는 힘과 인증의 힘을 경험하게 된다.

시스템 안에 가둬 놓아서 셋째, 넷째를 RS바이러스로 가정보육하는 중에도 낮잠 자는 시간에 속도내서 옷정리 할 수 있었다. 자발적 틀 안에 나를 가두기! 최고!

중간에 초1 둘째도 데리러 가고 장 보러 가고 병원도 다녀왔다. 비록 아침부터 저녁 먹기 전까지 안방은 옷무덤이었지만 어떻게든 오늘 안에 끝내겠다는 마음으로 했더니 할 수 있긴 했다.


장롱 정리 전 후

환절기라 반팔과 긴팔 모두 나와있고 겨울옷이 압축팩에 들어있다 보니 정리 전후가 별로 차이나지 않는다. 미니멀라이프 시작하기 전에는 10자 장롱과 작은 방 침대 아래 수납칸 3칸, 작은방 붙박이장 윗 칸에 엄청나게 많은 옷들이 있었다.

거짓말 보태지 않고 첫째 1학년일 때 6학년 때까지 입을 옷들이 있었다. ‘다이어트하고 입을 거야’ 라며 예복도 9년 동안 가지고 있었다. 결혼식 이후에 한 번 입은 한복은 왜 이제야 비우는 걸까?..


옷에 대한 미련을 내려놓고 헌옷 수거 업체를 통해 비우기도 하고 지인에게 나눔 하고 기부하기도 했다. 요즘은 지인에게 나눔 하기도 뭔가 미안하다. 괜히 짐이 되진 않을지 고민이 되기 때문이다. 나눔 할 일이 있으면 미리 물어보거나 원하는 지인에게만 나눔 한다.


내 옷은 지난번 친구네 가서 친구가 입지 않는 옷 받아온 거 포함해서 사계절 옷 40벌이고 나머지는 남편과 아이들 옷이다. 항상 저렴한 것으로 구매하고 다음 해에 입을 거 없어서 또 샀다. 길거리 지나다니다가 예쁜 것 같아 구매했다가 매치할 옷이 없어서 방치해 둔 옷도 많았다. 그래서인지 비워내기가 더 쉬웠던 것 같기도 하다.


코로나 때 미니멀라이프를 하기 시작해 나갈 일도 별로 없었다. 40벌 가지고도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는 것 같다. 아이가 많아 옷이 참 많지만 ‘여기 봐도 저기 봐도 괜찮은 옷’만 남기고 ’ 10자 장롱에 넣을 수 있을 정도만 소유하기!‘를 다시 한번 다짐했다.

수납을 위한 수납바구니를 사지 않았다. 분유박스를 접어 시트지 붙여서 큰 아이가 옷을 혼자 꺼낼 수 있게 상의, 하의 구분해 주었다. 아이들 속옷과 양말은 종이상자 쓸만한 것에 넣어두었고 사용하지 않는 플라스틱 반찬통에 넣어두기도 했다. 예쁘고 보기 좋은 수납도 좋지만 환경을 생각해서 플라스틱 사는 걸 자제하고 싶다. 같은 이유에서 정리를 위한 칸막이도 사지 않았다.  미니멀라이프 한다고 칼각을 꼭 해야 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아직도 카페에 텀블러 못 들고 다니는 1인이지만 확실히 미니멀라이프를 하니 한 번쯤은 환경을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가족 모두 비염이라 극세사이불은 현명한 방법으로 비우고 면이불이나 알레르기방지 이불을 구매해볼까 한다. 효과 있으려나? 갑(자기) 분(위기) 이불얘기?..

침대 없이 바닥생활하고 2주에 한 번씩 부모님 오시고 밤기저귀 떼는 연습하는 아이들 덕에 이불이 엄청 많다. 내 방과 남편방에도 있다.

마음 한편을 답답하게 했던 장롱 정리 했으니 상큼한 봄 신나게 맞이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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