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덕질을 할 수 있도록

아직도 잘은 모르겠지만

by 민이

건강한 음식, 건강한 삶을 넘어 건강한 죽음까지. 잘 살고 싶은 사람들은 건강을 쫓는다. 나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며, 덕질 또한 그렇다.


건강한 덕질이란 무엇일까. 신체적 건강도 중요하고 정신적 건강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나 자신이 제일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주제가 건강한 덕질의 핵심이다.


무언가에 몰입하여 자신을 뒤로 미루고 등한시하는 것은 어찌 보면 덕질의 자연스러운 과정인 듯싶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게 생겼는데 내가 뭐 대수일까, 그런 마음이 든다. 물론 그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은 나 자신이다.


시간을 내기란 쉽지 않으나, 그 쉽지 않은 일을 매번 한다. 그러나 차마 사회 속의 나를 포기할 수는 없어서 인간으로서의 나를 포기한다. 잠을 줄이고 식사를 거르는 식이다. 이런 덕질이 당연히 건강할 리 없다. 목숨을 걸만큼 좋아하는 덕질은 말만 그런 게 아니라 실제 수명을 가져간다. 가장 좋아할 때 좋아하고 싶은 마음을 모르지 않아 잠깐이면 그럴 수 있다고 변명을 슬쩍해보지만, 역시 그럼에도 좋지 못한 습관이다. 건강한 덕질을 위해서는 당연하게도 자신의 건강을 챙겨야 한다.


신체적 건강보다 더 다루기 어려운 것은 정신적 건강이다. 인간이 누군가를 사랑하는 건 나라는 개념의 확장이라고도 한다. 자식같이 아끼고 부모같이 섬기는 걸 넘어 동일시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걸까, 덕질 관련의 좋지 않은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생판 모르는 남 욕도 듣기가 껄끄러운데, 덕질 대상은 더 심했으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다.


덕질 대상을 마주하는 매체가 인터넷이라는 것과, 덕질 대상이 그 특성상 수많은 사람을 마주한다는 것은 내가 원치 않은 상황을 피해 갈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단순 호불호의 영역을 넘어 명백한 비난까지도 겪게 된다. 그 목표는 내가 아닐지라도 나처럼, 혹은 나에게 오는 것보다 더 심한 상처가 생긴다. 연예인 걱정은 하는 게 아니라는 말처럼, 아니면 적어도 나를 모르는 생판 남인 다른 사람이라는 사실을 인지라도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하다. 마음먹은 대로 행해지지 않는 게 덕질이다. 정확히는 사랑이다.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말처럼, 결국 오래 좋아하다 보면 몸이 못 버티거나 정신이 불안정해지며 덕질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그때 자신을 되돌아보고 균형을 잡아간다. 아마 누군가는 덕질을 온전히 그만두기도 할 것이다. 나는 그렇지 않았다. 이동을 했으면 했지, 놓아준 적은 없었다. 그래서 이런저런 말을 하는 것이기도 하다. 내 인생의 절반을 차지한 덕질이기에, 그에 얽힌 이야기가 정말 많다.


나는 현재 나름의 건강한 덕질을 하고는 있지만, 그렇지 못한 때의 역사가 너무 길고 또다시 사랑에 빠지면 건강하지 못할 것을 예상한다. 그럼에도 지금 건강한 것에 만족하는 중이다. 잘 자고 잘 먹고, 잘 사는 인생에 잘 덕질하기를 덧붙인 삶을 살고 있다. 덕질은 동사이고 그 주체는 나다. 내가 잘 살아야 덕질을 잘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렇기에 건강한 덕질을 노력 중이다.

이전 07화이해를 바라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