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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미니민 Sep 12. 2016

직장 내 성추행,  당신은 아무 잘못도 없다. _3

피해 입은 '나'만 생각하고 행동하기 3/3

뭣 같은 글을 써야 해서, 배경을 예뻤던 봄날로 잡아봤다.


* 두번째의 글 마무리를 '나'에게 제일 마음 편할 것 같은 방향으로 일을 처리하라는 말로 끝을 맺었다. 이 글은 합당한 처벌과 조치를 원하는 사람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아마 성추행을 당한 이후, 체계가 잘 잡혀 있고 '성'에 대한 문제에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는 회사에 다니지 않는 한 많은 사람들이 성추행 경험 만큼 끔찍한 처리 경과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피해자를 '네 행실이 어쨌으면..', '네 옷차림이 그런 일을 당해도 싸다..', '너 때문에 앞날 창창한 사람 미래를 망칠거냐..' 등등의 망언으로 가해자로 몰고 갈 수도 있다.

그렇다고

'네, 제가 모자라서 이런 일이 생겼습니다' 

하고 물러나기에는 '왜 하필 내가 너 같은 XX한테' 성추행을 당해야 하는지 영문도 모르겠고, 가해자 때문에 생긴 피해가 버젓이 있는데 사과를 안 받고 넘어가는 것도 너무나 억울하다. 그래서 인과응보가 확실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후 대처법을 3가지 알려주고자 한다.


3) 직장 내 성추행, 그리고 그 후 대처법 3가지

필자는 성추행이 밖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당하게 될 경우, 형법으로 처리가 가능할 정도로 중한 범죄이기에 무조건 가해자의 극악무도한 죄질은 인사 상으로든, 형법으로든 처벌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르는 사람에게 처벌을 받을 위험을 감수하고 저지르는 죄에서 나아가, 본인의 지위를 믿고 피해자를 맘대로 컨트롤 할 수 있다 생각하여 저지른 성추행은 그 죄질이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글은 확실하게 가해자를 응징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글을 적어보고자 한다.

그래서 이번 글은 (1) 가장 중요한 mind-set, '내가 잘못한 건 하나도 없다', (2) 사내외에 다양하게 조언을 구하기, (3) 사건에 대한 처리를 할 때는, 사내 고충처리 부서 (대게는 인사팀) 와 다이렉트로 커뮤니케이션 하기 로 구성했다.


(1) 가장 중요한 mind-set, '내가 잘못한 건 하나도 없다'

참!지!뭬!!!!!!!!!!!!!!!!!!!!!!!!!!!!!!!!!!!

성추행을 당한 일에 대해 처리하면서 가해자를 포함해 참 많은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될 텐데,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중심을 다잡는 것이다. 특히 '이 일이 일어난 데 대해 본인이 잘못한 것은 하나도 없다'는 마음가짐을 사건이 원만히 처리될 때 까지 꼭 다잡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고충을 처리할 때, 가해자와 관련된 사람들이 선처를 구하면서 '토끼 같은 자식', '늙은 노모', '향후의 커리어' 등에 대해 호소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호소의 밑바탕엔 마치 '네가 용서를 안 해 주면 본인의 형편을 망치는 것은 너다' 라고 말하는 것 처럼 협박 아닌 협박을 깔고 있을 것이다. 거기에 마음이 약해질 것이 아니라, 되돌아 생각해보면 가해자 본인이 발바리 처럼 순간의 욕정에 앞일을 걸어 놓고, 이제 와서 책임 전가를 왜 피해자에게 하는가. 결국 본인은 단지 이성보다 본능을 앞세워 책임 지지 못할 행동을 한 것이다. 그 누구도 그런 행동을 하라고 가해자를 부추기지 않았다.

그러니, 절.대. 그 어느의 호소에도 흔들리지 말고 본인의 중심을 항상 잡고 있기를.

이 글을 쓰면서 누누히 말하지만, 당신은 아무 잘못도 없다.


(2) 사내외에 다양하게 조언을 구하기

헤르미온느 같은 똑똑이를 옆에 두고 고충을 처리하도록

아무래도 본인이 당한 일이라, 본인은 분노와 억울함, 속상함 등 다양한 감정에 휩쓸려 이성적으로 대응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런 때 일수록 이성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사내외에 다양한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 연차가 낮을 경우, 부모님과 이 사건에 대해 공유하고 같이 어떻게 해결할지를 얘기하는 것도 좋다. 특히 제일 좋은 케이스는 실시간으로 사측과의 대화를 얘기하고, 어떻게 대응 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다.

사내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본인이 몰랐을 추가 피해자에 대해서 알게 될 수도 있다. 대게는 성추행범은 크고 작은 전과가 있기 마련이다. (멀쩡한 사람이 갑자기 또X이로 변하는 경우가 적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는 본인이 겪은 일에 대한 신빙성을 높여줄 수 있다.

그리고, 다양한 단체를 활용해 고충에 대해 같이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다. 사측과 대화할 때, 사측에서 이 사건에 대해 아무런 처벌 없이 묻으려고만 할 때, 사외 단체와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는 얘기를 살짝 흘리는 것 만으로도 사측에서는 조심스럽게 행동하게 되기 때문이다. 사외 단체까지 해당 사건에 관여하게 될 경우, 문제가 더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피해자의 진술만 피해 사실에 대한 증거로 남아있을 경우,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알렸는지 또한 중요한 증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언을 구하고 다닐 수 있도록 한다.


(3) 사건에 대한 처리를 할 때는, 사내 고충처리부서 (대게는 인사팀) 와 다이렉트로 커뮤니케이션 하기


내가 또 한 가지 후회하는 게 있는데, 증거가 충분치 못하다고 생각해서 부서장과 성추행에 대해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를 논의한 점이다. (이건 '되바라지기' 메거진에 한 편의 글로 에피소드를 풀 글이긴 한데) 대게 부서장은 본인의 팀원이 징계를 받게 되는 점과 팀원에 결원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문제 해결에 소극적으로 대응을 하거나, 아예 문제를 덮어버리려고 하는 수도 있다. (나는 문제 해결을 부서장 본인에게 원만히 하려고 협박까지 받았다)

 그렇기에 증거가 충분치 않아도 사내 고충처리부서와 다이렉트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게 좋다. 사내 고충처리부서는 암만 체계가 없는 회사라도 그런 문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매뉴얼을 가지고 있게 마련이고, 어떤 경우에서든지 부서장과 얘기하는 것보다 더 원만히 (이 때의 의미는 가해자에게 이치에 맞는 처벌을 주도록)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미괄식으로 마무리 짓기 위해서 3편의 글동안 한 가지 빼먹은 사실이 있는데, 필자가 법알못이라 사실여부는 잘 모르겠지만 성범죄에 관해서는 피해자가 존재하는 한 '유죄 추정의 법칙'을 따른다고 한다. 따라서, 성범죄 신고 발생 시 피해자의 진술 확보가 되면 피해자가 가해자의 가해 사실을 입증하는 식으로 사건의 경위를 추적하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가 본인의 무죄 사실을 입증하는 방식으로 사건의 경위를 추적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래서 '꽃뱀', '무고'와 같은 일이 생겨나고 있긴 하다.

'꽃뱀'이나 '무고'와 같은 일을 저지르라는 취지에서 덧붙인 코멘트가 아니라, 혹시라도 본인이 당한 사실에 대해 증거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고충을 처리하는 것을 주저하는 사람이 있다면 주저 말고 고충에 대해 사내에서 처리될 수 있게 행동에 옮기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본인이 당했던 일에 대해 떠올리기 싫겠지만 생생하게 기억하고 복기한 기록이 증거가 될 수 있고, 이러한 고충을 주변 사람들과 나누었던 게 증거가 될 수 있다. 그러니, 꼭 성추행 가해자에게 받을 사과를 받고 가해자가 받아야 할 벌도 제대로 받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참 많이도 언급해서 이 글을 읽은 모두가 다 알겠지만,

성추행을 입은 피해자에게는 아무런 잘못도 없다.

잘못이 없는 만큼 떳떳하게 문제를 잘 헤쳐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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