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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imize Impact Apr 13. 2022

꽃 피네, 꽃이 지네

얼마 전, 길 가에 덩그러니 피어있는 하얀 목련꽃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우리 아빠 이렇게 예쁜 꽃 피는 거라도 보고 가시지. 유독 추울 때 떠난 아빠의 장례 치르던 날이 생각났다. 설날에 떠나고, 입춘에 발인한 우리 아빠. 입춘, 날 좋을 때 가셨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정말 날이 좋은 건 이렇게 꽃이 피어날 때가 아니던가. 햇살이 나른해지고, 공기가 따뜻해지고, 생명이 올라오는 걸 보면 살아야겠다는 감각이 아빠에게도 본능처럼 피어났을까. 꽃이라도 보고 가시지. 꽃이라도 보고 가시지. 우리 아빠는 작년에 본 봄 꽃이 자기 인생에 마지막이 될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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