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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프로세스마이닝으로 시작하는 변화

무엇부터 바꿔야 할까?

by 마이닝플러스

당신이 모르는 사이, 흐름은 이미 어긋나 있었다


지난 글에서는 한 전자제품 기업의 고객센터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처리가 너무 오래 걸린다”는 고객의 불만,
“같은 설명을 몇 번이나 반복해야 하나요?”라는 피로감.
그리고 그 아래서 점점 지쳐가는 상담사들과 A/S 부서.


이 모든 문제의 시작은 시스템 부족이나 인력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업무 프로세스 내부의 작은 어긋남,
그리고 그 어긋남이 반복되며 전체를 느리게 만든 흐름에 있었습니다.


이 어긋난 흐름을 제대로 들여다보기 위해,
우리가 선택한 도구는 프로세스 마이닝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분석이 실제 현장에서 어떤 인사이트를 줬을까요?


가장 먼저 들여다본 건 ‘초기 접수 단계’


우선 고객센터의 A/S 접수부터 처리완료까지 프로세스 마이닝으로 시각화했습니다.
실제 업무 로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언제 어떤 단계에서 병목이 생기고 있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기술이죠.

Screenshot_2.png

처음엔 관리자와 실무자 모두 “우리는 별 문제없을 거예요”라고 말했습니다.
“접수하고, 분류하고, 배정하고… 간단하잖아요?”


그런데 실제 로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업무 흐름을 시각화해 보니, 결과는 뜻 밖이었습니다. 실제 담당자들이 인지하고 있던 흐름과는 꽤 큰 차이가 있었던 것이죠.


단순한 A/S 접수조차 여러 부서에서 반복적으로 확인하고 있었고,
그에 따라 고객 정보는 시스템마다 두세 번씩 다시 입력되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간단한 요청”이라고 여겨졌던 작업이 실제로는 작업반복을 포함하여 무려 7단계 이상으로 갈라져 있던 겁니다.


겉보기엔 아무 문제없는 프로세스였지만,
그 안에는 불필요하게 복잡한 흐름이 조용히 쌓여 있었던 거죠.


바꾸지 않아도 되는 것도 함께 보인다


한편, 모든 흐름이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프로세스 마이닝은 ‘바꿔야 할 것’ 뿐만 아니라, ‘그대로 유지해도 되는 것’도 함께 보여줍니다.


기술자 현장 출동 기준은 합리적인 프로세스를 따르고 있어 효율적이었고,

부품 재고 알림 시스템 역시 실시간 대응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전체를 다 갈아엎어야 하나?" 고민하던 관리자들이
이제는 객관적이고 명확한 데이터를 기준으로, 프로세스 개선의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게 된 거죠.


흐름 하나만 바꿔도, 전부가 달라진다


프로세스 마이닝으로 확인한 업무 프로세스 중, 가장 먼저 수정한 것은 단 하나의 구간이었습니다.

바로 ‘단순 A/S 문의 → 내부 전달’ 프로세스였죠.


고객의 문의 유형을 자동으로 분류하고,

기준에 따라 담당 부서로 자동 전달하며,

고객에겐 실시간 안내 메시지를 전송했습니다.


불과 이 한 구간을 바꿨을 뿐인데,

A/S 처리 시간이 20~25% 단축되었고,
상담사 1인당 응답 가능 건수가 대략 20%가 증가했습니다.


한 부서의 흐름이 정돈되니,
다른 부서들도 자연스럽게 정리되기 시작했죠.


바꾸는 건, 한꺼번에가 아니라 정확하게


실제 일하는 흐름을 데이터로 들여다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전체를 바꾸는 게 아니라, 단 하나의 흐름만 바꿔도 되는구나.”


그 작은 변화에서부터
조직의 신뢰와 효율, 그리고 고객 만족도가 시작됩니다.


다음 글 예고: 고객은 어디서 이탈하는가?


단 하나의 흐름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고객 응대 시간이 줄고, 만족도가 높아지는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시야를 좀 더 넓혀볼까요?


고객은 A/S 이전과 이후, 어떤 흐름 속에서 우리와 접촉하고 있었을까요?

진짜 문제는 그 여정의 어디에서 시작되고 있는 걸까요?


다음 글에서는 고객 여정(Customer Journey) 속에서 발생하는 이탈이나 불편의 지점을 프로세스 마이닝이 어떻게 찾아내고, 실질적 인사이트로 연결할 수 있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Hint!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만으로는 절대 보이지 않던 문제가, 고객 여정을 들여다보는 순간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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