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지 못하는 이유
결혼 후, 이사를 여러 번 하는 바람에
나는 필요 없거나 안 쓰는 물건들을 많이 정리해 왔다.
덕분에 중고로 사고파는 게 익숙해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가지고 있는 물건은 바로
내가 사 모으거나 선물 받은 액세서리들이다.
목걸이, 귀걸이, 팔찌 등등.
가방이나 구두는 낡으면 버리거나
안 쓰면 엄마나 동생한테 줄 때도 종종 있는데
이상하게 액세서리는 버리지도 남한테 주지도 않고
계속 가지고 있게 된다.
유행이 지난 것도 있고,
잘 사용하지 않아 녹이 쓴 것도 있고
촌스러운 것도 있어
마음먹고 버리려는데 괜스레 슬퍼진다.
내 생에 가장 찬란하고 예뻤던 청춘을
내다 버리는 기분이랄까.
한창 꾸미고
한창 설레고 들떠 있었던,
성숙하진 않았지만
그래서 더 애틋하고 사랑스러웠던
지난 순간들이 뇌리를 스친다.
이것들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때로 돌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이건 내가 좋아했던 거라서,
이건 그 사람한테 선물 받았던 거라서,
이건 큰맘 먹고 비싸게 주고 산 거라서.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
지금은 잘 하지도 않는 귀걸이며 반지를
보석함에 도로 넣어둔다.
아마 십 년이 지나도 왠지
보석함에 그대로 있을 것 같은
내 청춘을 기억하게 만드는 소중한 액세서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