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ay 7
아기가 태어나기 일주일 전이다. 임신 기간 내내 머리가 위를 향하고 있어서 제왕절개 날짜를 잡아놨었는데, 출산 2주 전. 좁은 와중에 자세를 바꿔줬다. 머리가 아래를 향하게 됐으니 수술을 할 이유가 없어진 셈. 첫째를 낳을 때 진통을 24시간을 꼬박 했던 지라 겁이 나서 차라리 핑곗거리가 생겨 어쩔 수 없다고 말했었는데...
양수도 충분하고, 아기 크기도 크지 않고, 머리도 아래로 향하고 있고, 엄마 상태도 건강하고.
모든 조건이 자연분만을 하라는 듯 나와 있어서, 고생하더라도 자연분만을 하자는 남편의 설득에 그러자고 했다. 생각지도 않게 자연분만을 하게 되어 운동도 안 하고 편히 있던 날들이 후회가 된다. 이제라도 운동을 하겠다고 열심히 아파트 계단을 오르고 내린다.
임산부인데도 여전히 마른 나는, 배만 볼록하게 튀어나왔다. 주위 사람들은 내가 임신한 줄을 거의 만삭이 다 되어서야 알 정도였다. 좁은 배 안에서 건강히 잘 자라준 아기에게 고맙다. 이제 일주일만 있으면 널 만날 수 있다니 아직도 실감이 나질 않는다. 아가야.
우리에게 찾아와 줘서 정말 고마워. 아빠, 엄마, 그리고 언니의 세계와 처음으로 만나고, 조금씩 또렷하고 단단하게 성장할 너의 삶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