얕은 숨을 밭을 수 있는 곳
제가 소설가 지망생이던 시절, 돈도 안 벌고 오로지 습작에만 몰두했던 무지 용감했던 시절에 제 노년의 그림은 산이 떨어지는 자락 끝에 찻집을 운영하는 것이었죠. 또 옆에 별관처럼 책방을 만들어 놓고 좋은 사람들이 드나들면서 함께 책 얘기하고 그렇게 살고 싶었어요. 지금은 다른 사업을 하며 살아가느라 자주 까먹곤 하지만 그래도 내가 나중에라도 나이가 들어 경제활동을 활발히 할 수 없게 되었을 때는 꼭 그렇게 살고 싶답니다.
책방
책을 갖추어 놓고 팔거나 사는 가게
아주 소소하게 돈을 벌어도 경제적으로 궁핍하지 않은 때, 책방 수익이 영 시원찮아도 별로 타격이 크지 않을 때! 경제적 기반이 그 정도가 돼야 차릴 수 있다고만 생각했던 책방의 꿈은 요즘 들어 몇 년 새 브랜드에 성공한 소규모의 책방들을 보면서 역시 제 프레임이 너무 편견에 가득 차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업적으로 아주 훌륭하게 성공시킨 소규모의 책방들은 책을 유통하는 근본적인 일 외에 부수적인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비즈니스모델을 새로 만들어가고 있죠. 김소영 전아나운서 님이 하시는 책발전소와 책방 사업을 보면서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멋진 분이에요!
저는 일단 제 사업이 있으니 책 비즈니스를 새로이 꿈꾸는 것은 아니나 훗날 나의 로망으로 남겨두고 시시때때로 진입할 날을 고대하고 있어요. 조건 없이 사랑하는 책. 비즈니스적인 일상에 찌든 내가 얕을 숨을 밭으며 겨우 힐링하는 것처럼 누군가에게 그런 공간이고 싶고, 그런 독서의 경험을 나누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