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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샤인 Dec 23. 2022

날 보러 와요

시선의 값

출처_네이버카페 [굿바이싱글]




나는 고객을 맞을 만발의 준비를 마쳤다. 고객이 와주기를 바라며 쇼핑몰을 광고하고,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글을 SNS에 꾸준히 올렸다. 하지만 내가 발품을 발아 서로 인사하는 사람들 외에 검색으로 유입되는 새로운 사람들의 시선이 부족했다. 어떻게 하면 좀 더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을 수 있을까? 마케팅에서 구매로의 전환은 100명 중에 1명이 일어난다고 본다. 그러면 최소한 나는 100명의 눈에 띄어야 한다. 그러려면 엄청나게 많은 포스팅으로 밑밥 작업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게 시간적으로 어렵다면 돈을 써서 광고를 하는 수밖에 없다. 위에 첨부한 배우자 구함과 같은 광고처럼.


말하자면,


고객 구함!


내 상품과 서비스를 전시해놓고 고객의 눈에 띄어야 한다.

내가 블로그를 열심히 하기 시작하자 조금씩 세부키워드에 걸려 고객의 문의가 종종 일어났다. 하지만 아주 미미한 수준이었다. 매출이 일어나기 시작한 마중물 역할을 한 것은 바로 플레이스 등록과 지역 키워드 광고였다. 네이버에 플레이스 등록을 하고 블로그를 연결해 키워드 광고를 진행했다. 처음 광고를 등록하고 다음날부터 지역의 키워드로 유입된 고객들의 전화가 걸려오면서 내가 진짜 사업을 시작하는구나, 실감을 했다. 말주변도 없고 수줍음이 많아서 오프라인 영업은 일절 하지 않았기에 순수하게 온라인으로 유입되는 효과로만 어떻게 매출이 늘었는지 똑똑히 기억한다. 세부키워드의 장악이 참 중요하지만 오프라인 사무실이나 매장이 있다면 지역기반 키워드를 잡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역키워드는 타 지역에서 당당하게 들어올 수 없기 때문에(타 지역이어도 타 지역키워드로 광고하는 분들도 있지만 이 경우 전환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내 주변 키워드는 자신 있게 장악해야 한다.


처음엔 돈이 많지 않아서 지역키워드처럼 세부키워드를 공략했지만 매출이 늘어감에 따라 조금씩 더 큰 키워드를 광고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내 랜딩페이지가 그동안의 포트폴리오로 화려해졌기에 광고비를 쓰더라도 그만큼 전환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감사합니다. 일단 만나요!


처음엔 눈 좀 낮춰야 한다. 일단 만날 수 있는 사람은 만나보자. 그러면서 사람 보는 눈도 생긴다.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면서 참 힘든 사람도 많고, 다신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많지만. 그래도 처음부터 내가 원하는 고객을 정해놓고 받을 수는 없다. 나와 스타일이 전혀 맞지 않아도 일단은 작업을 따내야 하고 그 일을 전시함으로 내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 처음은 힘들다. 가격도 높아선 안되고 저렴하게 많이 해야 한다. 갈아 넣는 시간. 그렇게 내 포트폴리오가 빵빵해질 때까진 취향과 비위가 맞지 않아도 열심히 맞춰주어야 한다. 고객들은 지금이나 그때나 똑같은 나라도 대하는 태도가 전혀 다르다. 고객에게 포트폴리오가 빵빵한 나와, 없는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다.


그렇게 많은 작업을 하며 말발도 좀 생기고, 전시한 작업물들이 많아지면 상황이 바뀐다.



저랑은 안 맞으시겠네요. 안녕히 가세요.


지금은 처음보다 정말 편해졌다. 100% 선입금으로 작업을 진행하는 것에 대한 불쾌함 혹은 의구심을 품던 고객들에게도 말로 구구절절 설명하던 때와 달리 이제는 내 포트폴리오를 보시고 결정하시라는 아주 자신 있는 멘트로 작업으로 쉽게 연결한다. 우리가 작업하던 스타일과 전혀 다른 스타일을 말씀하시는 고객님들은 많진 않다. 주로 우리 스타일을 보시고 마음에 드는 분들의 의뢰가 80% 이상이라서 거의 만족스러운 작업 과정을 함께 하고 있다. 하지만, 전혀 다른 스타일을 요구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그렇다면 십중팔구 추후 시안 작업 중에 너무나 힘들어질 게 뻔하기 때문에 애초에 진행하지 않는다. 몇 푼 아쉬워서 붙잡았다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서로 몰라 헤매다 환불해주는 시간과 돈을 모두 날리는 상황을 만나는 것보다 일찍 되돌려 보내는 것이 백번 심신의 건강에 좋다.






내가 사업하며 매일 마음에 품고 있는 문장을 소개하려 한다. 문장의 출처는 내게 있다.



나는 고객이 택하는 사람이 아니고, 고객과 만나는 사람이다.


고객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선택되는 게 아니라, 나와 고객이 함께 손잡는 것. 그렇게 만나는 것. 그게 진정한 거래에서의 자세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몇 푼에 끌려 고객에게 다 맞추겠다고 하지 않는다. 우리 직원 한 명이(나 못지않게 무뚝뚝해 속엣말을 잘 안 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보통의 사장님들은 안돼도 '일단 된다고 하라'며 디자이너 속 끊는 것은 알아서 하란 식인데, 대표님은 안 되는 것은 끊어내라 하시니 편하다,라고 했다. 빈말을 잘 안 하는 사람에게서 듣는 최고의 칭찬이었다. 맞다. 나는 어떤 관계도 수직적이어서 짓눌러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사장과 직원, 부모와 자식, 어른과 아이, 고객과 회사. 물론 사랑에서도 외모건 재력이건 좀 더 나은 사람이 상대를 그것의 부재나 적음으로 인해 마음을 눌러서는 안 된다. 손잡고 편하게 함께 가는 것. 내가 지향하는 행복한 가치교환이다. 내가 제공하는 가치가 마음에 안 들면 마음에 드는 곳에 가면 그만이다.


지질하게 질질거리지 않겠다. 건강하게 나를 가꾸고, 나를 알아주는 사람과 건강한 만남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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