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봄이고
계절에 따른 컨디션 기복이 심해서 쉽게 길들지 않는 까다로운 생명체를 요리조리 돌보고 살살 달래 가며 사는 느낌이다. 어릴 때는 기복이 더 심해서 겨울에는 아무것도 할 의욕을 못 느꼈기 때문에 너무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제 조금 완만해져서 아주 살만해졌다. 어느 정도 시기별로 행동 패턴이 파악돼서 대비할 수 있게 되었다.
종종 기복에 휘둘려 지치기도 하지만 까다로운 나랑 사는 게 꽤 재미있어졌다. 내가 가진 모든 특이성에 만족하고 감사한다. 액면만 보면 직업도 없고 돈도 없고 결혼도 안 한 노처녀라고 할 수 있어서 없는 것에 집중하면 결핍을 느낄 수도 있는 조건이지만
사실 그렇기 때문에 자유롭다. 직업도 없고 돈도 없고 결혼도 안 해서. 행복의 이유나 불행의 이유나 별다를 거는 없다. 받아들이기의 문제랄까..
집 근처 노천카페
천변에 대나무가 가득해서 바람소리가 좋았다.
19일에는 추워서 다들 패딩을 입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