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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형 May 26. 2021

[혼자살기 그림일기] 비오는 날

소소한하루

 사는 동네가 조용해서 소음이 묻히는 비 오는 날은 집안이 정말 적막하다.

창문을 닫으면 거의 아무 소리도 안 들릴 정도이다. 최근 돌아다니며 소음공해에 시달려서 그런지

오랜만에 고요함이 반갑게 느껴졌다.

하루 종일 집에 있는 날이라서 밥 먹고, 책 읽고, 산책하고, 드라마 보며 놀았다. 요즘 관심 가는 배우는 한자와 나오키의 사카이 마사토, 그리고 박정민과 스다 마사키. 배우나 감독, 작가에 한번 빠지면 그 사람의 작품을 줄줄이 파고드는 편이라서 요즘은 이 배우들 영화나 드라마를 골라보는 중이다.


화요일과 목요일, 금요일에는 어반 스케치 수업을 한다. 일이라고 생각 안 하고 십 년 넘게 취미로 즐겁게 해왔던 어반 스케치가 수업으로 연결되어 재미도 있는데 돈도 벌어지는 굉장히 감사한 상황이다.(뭐든 꾸준히 하고 볼일이다) 무엇보다 수업받으시는 분들이 그림을 배우며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면 덩달아 기분이 들뜬다. 그림 그리며 힐링이 되고 활력이 된다고 하시는데 오히려 나에게 힐링과 활력이다.


요즘은 그림을 거의 안 그리고 떠오르는 영감들만 노트에 스케치해두고 있다.  예전에는 그림을 안 그리면 해야 할 일을 안 하고 있는 거 같이 불안했는데

이러다가도 갑자기 열심히 그릴걸 알기 때문에 괜찮다. 이제는 좀 자기에 대한 신뢰가 생긴 거 같다. 휴식도 그림을 안 그리는 것도 예술 생활의 일부임을 느끼게 된다. 게으르고 평범한, 나에게 적당한 정도를 허용하는 궁극의 사치를 즐기고 그걸 기본으로 조금씩 성장을 꾀하고 싶다.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날


단비님이 마당에서 꺽어주신 꽃
수업중 채색 시범보이기
방문장식을 바꾸었다.큰방은 마른꽃




작은방문은 조그마한 내 그림
생일선물로 받은 모란보며 밥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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