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형 May 15. 2020

[일상, 그림일기] 마법의 언어

좋아하는 일을 하자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 수 있는 건 분명 굉장히 좋은 것이다.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모으지는 못해도 밥은 먹고 사니까.
하지만 전에는 좋아하는 것이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좋아하는 것, 욕망하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못하면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그림을 하고 싶은데 아빠가 반대할 때, 그래서 울고불고 소리 지르고 싸우며 부모 자식 간에 서로 상처줄 때,

그 상처가 치유되지 않고 계속 서먹할 때, 돈이 없어서 미술학원은 못 다니는 상황이 되었을 때,
학원비를 안 내고 다니며 눈치 보고 그래도 하고 싶어 부모 험담을 들어도 비굴하게 버텼을 때,
학비가 비싸 장학금을 타기 위해 무리해야 할 때, 그럴 거면 그만둬 소리 들을까 봐 힘들다는 말 못 할 때
그런 것들은 좋아하는 것을 해서 좋겠다는 아름다운 말로 다 담아지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좋아하는 것이 없으면 그냥 잘하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하며 살 수 있을 거 같다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기로 하는 순간 좋아하는 것은 ‘잘해야 하는 것’으로 바뀐다. 잘하지 않으면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 좋아하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그림인데
그림 빼고 다른 걸 잘했다. 그림은 많이 그려서 남들보다 잘했던 거지 특별히 재능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오히려 노력에 비해 공부는 잘했다. 수능도 1년 만에 100점을 올렸으니.. 공부를 그렇게 안 하고 벼락치기를 했는데 수능점수도 1등급 후반대~2등급.
좋아하는 것을 잘하면 좋겠지만 일단 지속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하다 보면 잘하게 되기도 할 테니까.
오히려 요즘은 전보다 고민이 많이 없어졌다. 잘하는 것을 하기에 , 새로운 경력을 쌓기에 너무 멀리 왔기 때문에 맘이 편해졌다. 그 유혹들로부터 뚜벅뚜벅 걸어온 시간들이 후회되지 않도록 지속하고 싶다.
이렇게 좋아하는 것도 잘하기가 힘든데 좋아하지 않는 것을 열정적으로 하기는 더 힘들기 때문에 다들 힘들어하는 거겠지.



















작가의 이전글 [그림일기] 할아버지의 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