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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그림일기] 섭섭한 설풍경

충청도식으로 말해봐요

by 소형

아빠가 충청도 남자라 엄마도 어느새 충청도식 돌려 말하기에 익숙해지셨다.


충청도 언어유희는 듣다 보면 재미있는데 반응하기기 어렵다 ㅋㅋ이번에 부여 성묘 가서 아저씨들이랑 이야기하는데 진짜 웃긴 드립이 넘쳐난다.

대전도 충청도나 마찬가지라서 김첨지스러운 아저씨들이 많다. 직접적으로 말 안 하고 돌려 말하는데 종종 의도를 놓칠 때가 많다.


예전에 A4 몇 장 뽑아야 하는데 집에 프린터기 고장 나서 대형 출력소에 간 적이 있다. 나도 A4 몇 장 뽑는 게 좌송 해서 “집에 프린터가 고장 나서요…”하며 내밀자 무뚝뚝한 인쇄장인 같은 아저씨께서 “이런 걸 뭘 돈을 주고 하러 왔슈”라고 하셔서 뻘쭘하게 계산하려고 하니 돈을 안 받으시는 거였다. 알고 보니 뭐 하러 돈을 주고 하러 오냐 그냥 해줄게~이 뜻이었다.

​어반스케치 할 때 세탁소 앞에 앉아 그리는데 세탁소 아저씨께서 “머 하려고 춘데 그렇게 앉아있어!”하고 퉁명스럽게 말씀하셔서 가게 앞에서 그리는 게 불편하신가 보다 하고 죄송해요ㅠ 했는데 알고 보니 ‘추운데 오래 앉아있지 말고 들어와서 몸 좀 녹이고 그리렴’이라는 뜻이었다.​



전부치는 언니랑 올케

동생은 다들 뭐 하고 있으니 들어가서 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할 일은 없고 옆에서 서성거리다가 쓰레기 버리고 술이랑 이것저것 사 오라고 했더니 벌떡 일어나 나간다. 뭔가 입력해 줘야 움직이는 프로그램 같은 직업도 프로그래머 남동생이다 ㅋㅋ그래도 편리하다. 프로그램해두면 오차 없이 행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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