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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그림일기] 가지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혼돈과 질서 질서와 혼돈

by 소형

언제부턴가 소비를 잘 안 하게 된다. 옷을 종종 사지만 옷도 매일 똑같은 옷 몇 벌을 계속 돌여입다가 비우면서 사는 거고 다시 사는 스타일도 전에 옷과 별 차이가 없다. 그다지 가지고 싶은 게 없다. 가질 수가 없어서 가질 수 없다는 감정을 회피하기 위해 우회하여 가지고 싶지 않다로 변모시켰나 생각해 봤더니 그것도 아니다. 정말 가지고 싶은 게 없다. 가지고 싶은 게 없다는 것은 나에게 변화가 없다는 것과 같은 말이기도 하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고 내가 변화해서 다른 사람이 되면 나를 둘러싼 것들이 어색하게 느껴지고 변화된 나에 맞게 바꾸고 싶어 진다.


지금은 변화가 없는 시기이다.



아침에 모닝페이지를 쓰다가 ‘… 해야 하는데 … 해야지’ 하는 말투를 쓰고 있길래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꼭 해야 하는 건 없는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 하고 싶다’로 끝내는 글을 써봤다. 쓰다 보니 알게 된 게 하고 싶다고 느끼는 것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치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하고 싶다고 느끼는 것과 진짜 하는 것 사이에 뭔가 있다.


그게 뭔지를 찾아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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