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의 배신
사료가 괜찮은 지를 판단할 때,
사료 라벨에 있는 원료를 읽는 분들이 많다.
좋은 사료를 고르고 싶다는 의도는 알지만,
이 라벨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싶다.
사료 원료 라벨의 기본 원리는
중량별로, 가장 많이 쓰인 원료부터 순서대로 쓴다.
기존 사료 라벨을 읽고 고르는 분이라면
1-5원료 안에 동물성 원료가 얼마나 있는 지 살필텐데
사료 회사에서도 이를 알기 때문에 편법을 쓴다.
예시 처럼 완두를 사용하더라도
완두가 1원료(첫번째)면 안 이뻐보이기 때문에,
완두, 완두분으로 비슷한 원료더라도 나누어 사용하여
닭고기가 1원료로 나올 수 있도록한다.
사료 라벨을 보다보면 같은 원료인 것 같은데
왜 굳이 나누어 썼지?라는 의문이 든다면
동물성원료를 앞으로 꺼내기 위함이다.
또한 보호자들은 육분이나 분말로 된 원료보다는
신선한 고기를 쓰거나 생육을 쓴 것을 선호한다.
하지만 1원료로 생육을 쓰는 것이 고기를 많이 사용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동일한 고기 100g을 사용했다고 했을 때,
생육은 70g이 물이고, 육분은 10g만 물이다.
생육은 18g이 단백이고, 육분은 65g이 단백질이다.
생육은 대부분이 물이고 단백은 적은 반면
육분은 물이 적어 단백이 농축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무게를 사용하더라도 생육은 거의 다 물이기 때문에
사료로 만들어지며 건조되는 과정에서 수분은 모두 날아간다.
그 결과로 만들어진 사료를 보면 국내 D사는 조단백이 수분을 빼고 27-29%인데 반해,
해외 R사는 조단백이 수분을 빼고 44%로 약1.5배 높다.
보호자들은 생육을 사용하는 회사들이 양심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정작 고기를 많이 사용하는 것과 생육을 사용하는 것은 관계가 없을 수 있다.
단백을 얼마나 많이 썼는 지를 반영하는 것은 그나마 조단백이다.
(물론 이 역시 완두를 많이 써서 식물성단백을 통해 수치를 올릴 수도 있다.)
더불어 위생적으로도 생육이
육분보다 까다롭게 취급하지 않으면 상할 가능성이 더 높다.
공장이 규모 있고, 믿을 만하지 않다면 육분을 쓰는 곳이 더 낫다.
육분이 고기를 갈고 고온에서 말리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많은 영양소가 파괴될 것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지만,
이 균형을 맞추는 것이 회사에 고용된 영양학자가 해야할 일이다.
결론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원료를 너무 깐깐하게 읽고 따지기 보다는
그 일이 의미 없을 수 있으니
믿을 수 있는 사료회사를 고르라는 말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