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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이것이 걱정돼요
- 임신 중 구강 건강

임신 중 구강 건강 관리는 산모와 태아 모두의 건강을 위해 매우 중요

by 김민재

임신 기간은 여성의 몸 전체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는데, 놀랍게도 (또한 아쉽게도) 이러한 변화는 구강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호르몬 변화와 생활 습관의 변화로 인해 많은 임산부들이 잇몸 문제, 치아 손상, 그리고 다양한 구강 불편함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 글에서는 임신 중 발생할 수 있는 구강 건강 문제와 그 원인, 예방법, 그리고 안전한 치과 치료에 대한 정보를 자세히 알아봅니다.


호르몬 변화와 잇몸 건강


임신 중에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크게 증가합니다. 이러한 호르몬 변화는 잇몸의 혈관에 영향을 미쳐 혈류를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잇몸이 더 쉽게 부어오르고 염증이 생기게 됩니다. 이것이 임신성 잇몸염(pregnancy gingivitis)의 주요 원인입니다. 임신성 잇몸염은 보통 임신 2개월 무렵부터 시작되어 8개월경 절정에 달하며, 출산 후에는 대개 자연스럽게 해소됩니다. 증상으로는 잇몸이 빨갛게 부어오르고, 칫솔질을 할 때 쉽게 출혈이 발생하며, 때로는 통증이나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Screenshot 2025-04-06 at 01.48.40.png 임신성 잇몸염은 보통 임신 2개월 무렵부터 시작되어 8개월경 절정에 달하며, 출산 후에는 대개 자연스럽게 해소됩니다. © Getty Images

일부 임산부들은 '임신성 육아종(pregnancy tumor)' 또는 '임신성 상피종(pyogenic granuloma)'이라고 불리는 상태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는 주로 잇몸에 생기는 염증성 과증식으로, 작고 붉은 혹 같은 형태로 나타납니다. 이 육아종은 악성이 아니며, 대부분 출산 후 자연스럽게 사라지지만, 지속적인 불편함이나 출혈이 있는 경우에는 치과 의사의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임신 중에는 입덧으로 인한 구토가 치아의 에나멜을 부식시킬 수 있습니다. 위산은 강한 산성을 띠고 있어 치아 표면을 손상시키고, 이로 인해 치아가 더 민감해지고 충치에 취약해질 수 있습니다. 임신 중 식습관 변화(단 음식에 대한 갈망 증가 등)와 구강 관리의 어려움(입덧으로 인한 칫솔질 회피 등)으로 인해 충치 발생 위험 역시 증가할 수 있습니다.


일부 임산부들은 호르몬 변화로 인해 타액 분비가 감소하여 구강 건조증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구강 건조증은 충치와 잇몸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으며, 불편함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치주염과 조산의 연관성


연구에 따르면, 치료되지 않은 심각한 치주염(periodontitis)은 조산이나 저체중아 출산 위험과 연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치주염으로 인한 만성 염증과 세균은 혈류를 통해 태반에 도달할 수 있으며, 이는 태아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론이 있습니다. 따라서 임신 전과 임신 중에 치주 건강을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임신 중 구강 건강 관리 방법


일상적인 구강 위생 관리: 불소 함유 치약으로 하루에 최소 두 번, 각 2분씩 부드러운 칫솔로 칫솔질을 합니다. 특히 잇몸선을 따라 부드럽게 닦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일 치실을 사용하여 치아 사이의 플라크와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하는데, 치실을 사용하기 어렵다면 치간 칫솔이나 물 치실(water flosser)을 대안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산성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한 후에는 물로 입을 헹구어 산의 영향을 중화시키는 것이 좋으며, 칫솔질은 식후 30-60분 후에 하는 것이 에나멜 손상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치과 의사가 권장하는 경우, 알코올이 함유되지 않은 항균 구강 세정제를 사용하여 세균 감소와 잇몸 건강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Screenshot 2025-04-06 at 01.48.49.png 가능하다면 임신 계획 단계나 임신 초기에 치과 검진을 받아 잠재적인 문제를 미리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 Getty Images

식이 관리: 비타민 A, C, D, 칼슘, 인,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치아와 잇몸 건강에 좋으니, 신선한 과일, 채소, 유제품, 견과류 등을 균형 있게 섭취하세요. 단 음식과 음료, 탄수화물이 많은 간식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되므로, 단 음식에 대한 갈망이 있다면 가능한 한 식사 시간에 함께 섭취하고 섭취 후에는 물로 입을 헹구는 것이 좋습니다.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은 구강 건조증을 예방하고 전반적인 구강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자당이 없는 껌(특히 자일리톨 함유)을 씹으면 타액 분비를 촉진하여 구강 건조증을 완화하고, 플라크와 산성도를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Screenshot 2025-04-06 at 01.51.34.png 단 음식과 음료, 탄수화물이 많은 간식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충치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 Getty Images

입덧 관리와 치아 보호: 구토를 한 후에는 즉시 칫솔질을 하지 말고, 먼저 물로 입을 헹구거나 베이킹소다를 물에 타서 헹구어 위산을 중화시키는 것이 좋으며, 그 후 30-60분 정도 기다린 다음 칫솔질을 하세요. 입덧으로 인해 구역질이 심한 경우, 작은 헤드의 칫솔을 사용하면 구역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입덧이 심한 시간대를 피해 구강 관리를 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정기적인 치과 검진: 가능하다면 임신 계획 단계나 임신 초기에 치과 검진을 받아 잠재적인 문제를 미리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임신 중에도 정기적인 치과 검진과 스케일링(치석 제거)은 안전하며, 잇몸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합니다. 치과 방문 시 항상 임신 사실과 임신 주수를 치과 의사에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치과 의사는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고, X-ray 등의 절차를 피할 수 있습니다.



임신 중 안전한 치과 치료받기


일반적으로 임신 2분기(14-20주)가 치과 치료를 받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로 간주됩니다. 이 시기에는 입덧이 대체로 완화되고, 태아의 주요 기관 형성이 이미 이루어진 상태이며, 아직 임신 말기의 불편함이 본격화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치통이나 치아 감염과 같은 응급 상황은 임신 어느 시기에라도 즉시 치료받아야 합니다. 치료하지 않은 감염은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케일링과 치석 제거는 임신 중에도 안전하며, 오히려 잇몸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충치는 임신 중에도 치료하는 것이 안전하며, 방치할 경우 더 심각한 문제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심한 통증이나 감염이 있는 경우, 임신 중에도 치근관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치과 시술에 필요한 대부분의 국소 마취제는 임신 중에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특히 리도카인(lidocaine)과 같은 마취제는 FDA 임신 범주 B로 분류되어 임신 중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Screenshot 2025-04-06 at 01.49.27.png 스케일링과 치석 제거는 임신 중에도 안전하며, 오히려 잇몸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 Getty Images

가능하다면 임신 중에는 치과 X-ray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꼭 필요한 경우, 납 앞치마를 착용하고 최소한의 방사선 노출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현대 치과 X-ray 장비는 방사선 노출량이 매우 적어, 적절한 보호 장치를 사용하면 태아에 미치는 위험은 미미합니다. 치아 미백, 치아 교정 등의 선택적 시술은 가능하다면 출산 후로 미루는 것이 좋습니다. 가능하면 임신 중에는 진정제나 전신 마취를 요하는 시술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꼭 필요한 경우에는 산부인과 의사와 치과 의사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페니실린, 아목시실린, 세팔로스포린 등의 항생제는 임신 중에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테트라사이클린과 같은 일부 항생제는 태아의 치아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피해야 합니다.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은 임신 중 통증 관리에 가장 안전한 옵션으로 간주됩니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 예: 이부프로펜)는 특히 임신 3분기에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국소 불소 도포는 임신 중에도 안전하며, 충치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응급 상황 대처법


먼저 치통 발생 시, 치아와 잇몸을 깨끗이 유지하고, 부드러운 칫솔과 따뜻한 물로 부드럽게 칫솔질합니다. 따뜻한 물에 소금을 녹여 입을 헹구면 일시적인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의사나 치과 의사와 상담 후, 아세트아미노펜과 같은 안전한 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습니다. 치통이 지속되거나 심해지면 즉시 치과 의사를 방문해야 합니다.


잇몸 출혈이 있는 경우에는 부드러운 칫솔로 잇몸선을 따라 부드럽게 원을 그리며 칫솔질합니다. 출혈이 있는 부위에 얼음 팩을 감싸서 짧은 시간 동안 대면 출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따뜻한 소금물로 입을 헹구어 염증을 줄이고 치유를 촉진할 수 있습니다. 잇몸 출혈이 심하거나 지속되면 치과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심한 치통, 얼굴이나 턱의 부종, 발열, 림프절 부종, 구강 내 고름이나 농양.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치과 의사나 응급실을 방문해야 합니다. 치아 감염은 즉시 치료가 필요한 심각한 상태로, 치료하지 않으면 전신 감염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이는 임신 중 특히 위험할 수 있습니다.



임신 중 구강 건강과 관련된 미신과 오해


과거에는 "한 번의 임신마다 하나의 치아를 잃는다"는 오래된 미신이 있었습니다. 이는 임신 중 칼슘 부족이 치아를 약화시킨다는 잘못된 믿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실제로 태아는 산모의 치아에서 직접 칼슘을 빼앗지 않으며, 적절한 구강 관리와 영양 섭취를 통해 임신 중에도 건강한 치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주변에서 임신 때 치아가 빠진 경우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것 같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임신 중 치과 치료가 태아에게 해롭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많은 치과 시술은 임신 중에도 안전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치료되지 않은 구강 문제가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임신 중 호르몬 변화로 잇몸 출혈이 증가할 수 있지만, 이를 정상으로 간주하고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항상 의료진과 상의하며, 적절한 구강 위생 관리와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통해 잇몸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임신 중 구강 건강 관리는 산모와 태아 모두의 건강을 위해 매우 중요합니다. 호르몬 변화로 인해 잇몸 문제가 발생하기 쉬운 시기이므로, 평소보다 더 철저한 구강 위생 관리가 필요합니다. 건강한 임신과 건강한 아기를 위해, 구강 건강 관리를 임신 준비의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임신 전, 임신 중, 그리고 출산 후에도 꾸준히 관리하는 습관을 유지하세요. 건강한 미소는 건강한 임신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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