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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j Jun 12. 2019

무라사키 시키부, 겐지 이야기

The Paris Review Blog

The Paris Review: The Tale of Genji, What is it? 

What’s it about? It’s about the life (especially the erotic life) of a very glamorous, heart-crushing, multi-talented dude: Genji. That’s about two thirds of it. Later, it’s about the next generation: Genji’s son, and these other ones, including a guy whom everyone thinks is his son…
- The Tale of Genji, What is it? 

내가 이래서 the paris review를 좋아한다 - "a very glamorous, heart-crushing, multi-talented dude: Genji" 히카루 겐지 캐릭터 한 줄 요약 (물론 여기다가 이기적이며 등등도 붙여야겠지만). 왜 이렇게 웃겨. 영어로 적어 놓으니 더 웃긴 건가.


나는 겐지 이야기를, 그 옛날, 무라사키노우에를 "자의상"으로 표기한 판본으로 읽었다. 대학도서관이란 참 훌륭한 곳이다. 아마도 여름방학 때,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3권으로 된 붉은 표지의 하드커버를 발견하고 읽었다. 가독성 같은 것을 말하는 것조차 미안할 정도인데 그런데도 다 읽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이건 겐지-범죄의 기록이라고 제목을 바꿔야 하지 않나 싶었지만, 그런데 어째서인지 다 읽게 되었다. 그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The Paris Review블로그 글을 읽다 보니 그럴듯한 이유가 나왔다

Doesn’t sound all that interesting, right? Oh, but it is! Because of the way the material is handled. The narrator, in fact a court lady who all her life dealt with Genjis and sub-Genjis and all their women and all their children, tells the story with a very modern-seeming strategic restraint. Her characters are selfish and generous, foolish and wise, from one minute to the next, and she simply tells you what they said, thought, and did, without overtly judging them.  
The Tale of Genji, What is it? 

"who all her life dealt with Genjis and sub-Genjis"... 한 문단마다 웃음 포인트가 있다니. 이렇게 써 놓으니 무라사키 시키부에게 정말 어떻게 견디셨나요... 안부라도 한 마디 전해야 할 것 같다. 토닥토닥. 어쨌든, 너무 옛날에 읽어서 제대로 기억은 안 나지만 무라사키 시키부가 글에서 도덕적인 판단을 했던 것 같지는 않다. 그러고 보니 긍정적인 묘사는 생김새뿐이었던가. 겐지는 반짝반짝 빛나는 미남으로 묘사되어 있으니. 하는 짓은 어디서 이런 쓰레기가... 지만. 


특히 무라사키노우에. 이 관점으로 보면 겐지 이야기는 한 인간의 삶을 다른 사람이 어떻게 비틀어 놓을 수 있는가에 대한 기록인가 싶다. 어릴 때 납치당해서 범죄자를 보호자로 인식하고 키워져서 14살 때 강간당하고 그걸 강간이 아니라고 배우고 (그다음 날 겐지의 주장이...) 그 범죄자를 꾸준히 뒷바라지하면서 살다가 결국 40대 초반에 죽어버리다니. 하. 무라사키노우에가 어렸을 때 무사히 탈출해서 행복하게 살았다는 if 외전이라도 보고 싶다. 너무 슬프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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